[미디어펜=나광호 기자]새 정부 출범으로 국내 에너지시장 흐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에너지믹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올 1~2월 발전량은 10만3319GWh로, 전년 동기 대비 5190GWh(5.3%) 많아졌다.
에너지원별로 보면 석탄은 3만2260GWh에서 3만4276GWh로 많아지면서 1위를 유지했다. 원자력은 같은 기간 2만6674GWh에서 3만93GWh로 증가하면서 2위로 올라섰다. 가스는 3만1109GWh에서 2만8910GWh로 감소했다.
신고리 원전 3·4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이들 에너지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에는 원자력이 가스를 20만GWh 가량 압도했으나, 이듬해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후 2년간 원자력이 2위를 차지했다가 지난해는 다시금 순위가 바뀌었다.
업계는 올해 '은메달'이 원자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원전 최강국 건설'을 기치로 내걸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현재 70%대에 머물고 있는 원전 가동률 상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원자력이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라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달 원자력 정산단가는 kWh당 59.3원으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1.4GW급 신한울 원전 1호기 가동시점이 다음달에서 9월로 또다시 미뤄진 것은 악재로 언급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해 7월 조건부 운영 허가를 내린 데 이어 문재인 정부도 조기 가동을 주문했으나, 시운전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된 탓이다. 이에 따라 '쌍둥이' 2호기도 내년 9월 발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발전소는 당초 2017·2018년 4월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부지 안전성 평가 등의 영향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다만,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이 규모 7.0의 지진에도 발전이 가능할 뿐더러 월성 2~6호기 등 구형 원전 보다 강화된 평가 기준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탈원전 정책을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포스코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 5·6호기/사진=포스코에너지 제공
가스가 강점을 지닌 분야로는 가장 큰 크기의 설비용량이 꼽힌다. 올 2월 기준 가스 설비용량은 4만1201MW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설비용량의 30%를 넘는 것으로, 원자력과 비교하면 1만8000MW 가량 높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고유가 기조가 형성되고, 각국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천연가스값이 급등한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이행비용 등을 제외한 액화천연가스(LNG) 정산단가는 kWh당 218.3원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하면 30원 가까이 낮아졌으나,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비싸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울 1·2호기가 가동되고, 3·4호기 건설이 이뤄져도 고리 2호기 등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발전소의 가동기한을 늘리지 않으면 원전 발전량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윤 당선인이 석탄화력발전 축소를 제시했으나, 당분간 1위 자리는 변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