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이 한달여 남은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페이스북에 연일 소회를 밝혀 주목된다.
탁 비서관은 10일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사건의 역사는커녕 하물며 자기의 이름 석자도 자기가 바라는 대로 기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별히 바라는 바가 없다”면서 “화가들이 어떤 모습을 그리든 상관없이 남산은 남산의 온당한 모습으로 남게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이 지나면 뼈만 남는 법이다. 그리고 뼈가 더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앞서 8일에도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과 함께 올랐던 에베레스트 정상 사진과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문 대통령의 사진, 또 탁 비서관이 에베레스트에서 문 대통령에게 차를 드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면서 “이제 일하는 날로만 따져보니 딱 20일이 남았다. 오늘 퇴임하시는 날까지의 일정을 보고드렸다”면서 “이제 정말 하산이구나, 아니 이미 하산 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러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뒷모습./사진=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페이스북
이어 “문득 높고, 길고, 힘들었던 여정이 떠올랐다. 올라보니 정상은 끝이 아니었고, 내리막은 오르막만큼이나 순탄치 않았다”고 했다.
또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정상이 아니었고, 길은 다시 위로, 더 위로 향해 있었다”며 “그러니 우리는 이제 그만 내려와야 했다. 더 위로 올라갔었어도, 결국엔 내려와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이렇게 쓰면서 보니, 결국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은, 우리가 정상이라 생각했던 그 곳에서 내가 따뜻한 차 한 잔을 드렸던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했던 전부였다”면서 “올라가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고개들을, 우리는 아마 하산 길에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때 힘들 때, 그 때도 차 한 잔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의 이 같은 글은 최근 김 여사의 의상비를 둘러싼 특별활동비 내역 공개 압박 논란, 문 대통령 부부가 북악산 산행 때 법흥사 절터 초석에 앉은 것을 비판한 여론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공세”라고 비판한 바 있다.
탁 비서관은 5년만의 정권교체를 맞아 당장 문 대통령의 퇴임 순간과 이후에도 크고 작은 논란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 시간이 충분히 지나야 비로소 문재인정부의 업적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있을 것으로 믿는 듯하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