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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강조 추경호-원희룡…김재익 호황 신화 이을까

2022-04-12 10:52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새 정부 내각 후보자들이 연이어 ‘시장의 힘’을 강조하며 재계가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개혁의 대상이 돼 숨죽이고 있던 기업들은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기대를 건 모습이다.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대한민국 최초의 관료는 전두환 정부 시절 발탁된 김재익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다. 그는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으로 한국 경제의 호황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번 시장의 힘을 중시하는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 경제의 호황기가 재연될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앞서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선언하며 경제 대통령을 자임한 이명박 정부에서 ‘반시장 정책’을 펼친 전례가 있어,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 정부 내각 후보자들이 연이어 ‘시장의 힘’을 강조하며 재계가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개혁의 대상이 돼 숨죽이고 있던 기업들은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기대를 건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추경호-원희룡, ‘규제 완화’·‘민간 주도’ 강조

시장주의자로 꼽히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0일 내각에 지명된 “경제 활력 회복과 체질 강화의 중심은 여전히 민간이고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특히 모래주머니를 벗겨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불공정거래 행태, 법치와 공정은 기업 크기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적용하겠다”고 했다. 기업에 가해진 족쇄는 풀돼, 일탈 행위에는 엄정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도 원 후보자도 ‘시장 기능 복원’을 부동산 정책 방향의 큰 틀로 제시했다. 그는 11일 “집값을 단번에 잡을 수 있다거나 몇 번의 조치로 시장을 제압할 수 있다는 오만하고 비현실적인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후보자와 원 후보자의 방침은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대다수의 국가에서 세우고 있는 원칙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기회가 될 때마다 민간 주도 성장을 강조하며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지난 5년 동안 ‘개혁’의 대상이 돼 뭇매를 맞아야 했던 재계는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태다. 

한국 최초 시장주의 관료 ‘김재익’ 역사 재연할 수 있을까

역대 정부에서 ‘친시장’을 표방한 관료는 몇 되지 않는다. 정부의 일원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감시하는 것이 본질인 관료가 ‘민간주도’를 외친다는 것은 자신의 자리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을 중히 여긴 관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두환 정부의 경제 정책을 주도했던 김재익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대한민국 최초의 시장주의 관료로 꼽힌다. 

김 전 실장은 1975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관, 1976년 경제기획원 기획국장, 1980년 경제기획원 경제협력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발탁돼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그의 경제관을 경제정책에 반영해 한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끈다. 그는 정부 권한을 분산해 시장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경제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그 성과는 분명했다. 한국은 1983년에 경제성장률이 9.5%로 오르며 1978년 이후 5년 만에 9%를 넘어서며 호황기를 누린다. 그리고 이 호황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 지속됐다.

약 40여년이 흐른 지금, ‘시장주의’ 관료가 재등장하면서 당시의 호황을 재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비즈니스 프랜들리’ 이명박…왜 반시장 정책 내놨나

이후 ‘시장경제’를 표방한 대표적인 정권은 이명박 정부다. 이 전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랜들리’,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표방하며 경제 살리기를 정책 목표로 뒀다. 

그러나 대표적인 ‘반시장’ 정책으로 꼽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이 도입된 것이 이명박 정권 때다. 모두 중소기업과 시장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경쟁력이 높아졌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이 같은 삐걱거림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를 비롯해 전교조, 민노총, 일부 언론들은 이 전 대통령의 정책에 잇달아 반기를 들었다.

지금은 허위로 판명된 광우병 시위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우병 시위로 인해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했고, 이후 야당과 시민단체에 끌려 다녔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섣부른 타협 안 돼…‘시장’에 대한 믿음 잃지 말아야

‘친시장’, ‘친기업’을 기치로 내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지만, 자칫 잘못하면 반시장 정책으로 타협을 봤던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친시장 정책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진보 성향의 단체가 여전히 위세 등등 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상생’, ‘동반성장’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또 정부의 친시장 정책으로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며 대기업을 압박할 여지도 다분하다.

따라서 새 정부가 일관된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경제가 탄탄한 선진 국가들을 살펴보면, 민간이 활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의 힘을 믿는 정책들이 대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윤석열 당선인이 강조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것이 지난 역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며 “기업이 성장해야 국가 경제가 성장한다는 믿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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