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부회장 시절부터 준비해왔던 정의선 회장의 전기차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이 평가되며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정의선 회장이 준비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위한 다음 단계 작업에도 무리 없이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시대의 적응 이후 뒤이을 자율주행 분야가 전기차를 기반으로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이번 미국 뉴욕오토쇼 기간동안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올해의 차 뿐 아니라 본인의 수상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행보의 연속이었다.
뉴스위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시상식을 열고, 정의선 회장을 '올해의 비저너리' 수상자로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아키텍처개발센터와 전동화개발담당도 '올해의 R&D팀', '올해의 파워트레인 진화'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
뉴스위크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미국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 50인'을 발표한데 이어 올해는 자동차산업에서 인류에 획기적이고 창의적 변화를 촉진한 인물과 단체에 대해 6개 부문에 걸쳐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을 선정했다.
이 시상식에서 현대차그룹이 3개 부문을 수상한 것이다.
그 중 '올해의 비저너리'는 향후 30년 이상 자동차산업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업계 리더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정의선 회장이 최초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뉴스위크는 파괴적 혁신가들 특집호를 발간했으며, 표지인물로 등장시킨 정의선 회장의 혁신행보 등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뉴스위크는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산업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과 미래를 향한 담대한 비전 아래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재정립하고, 인류에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전기차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단행한 정의선 회장의 행보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높이 평가받은 수상이다.
완성차업계에서 전기차 분야의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차그룹은 최초의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완성하고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출시된 전기차 들은 시장에서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지난 13일(현지시간) '2022 월드카 어워즈(WCA)'에서 '세계 올해의 차(WCOTY)'를 비롯,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자동차에 시상하는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ECOTY)'를 수상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와 함께 최고 권위를 지니고 있다.
아이오닉5는 '세계 올해의 차' 3개 부문 수상과 함께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2021 IDEA 디자인상 금상',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등을 차지했다.
기아 EV6는 '유럽 올해의 차', '아일랜드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영국 유력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 선정 올해의 차',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최우수상 및 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 GV60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 확보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전략이 핵심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는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전기차 시장에서의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을 독려하며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자"고 역설했다.
정 회장에게는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E-GMP 개발에 착수하기 전 내부적으로 전용 플랫폼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대비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개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회장은 강행을 지시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서도 주요 단계 때마다 직접 점검하며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타 업체들이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 적용을 적극 주문했다. 기존 전기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혁신 기술을 E-GMP에 기본 탑재해 고객들에게 현대차그룹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과 18분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 경쟁 업체들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적용을 주저했던 고사양 장치를 E-GMP에 대거 탑재했다.
급속‧초급속 등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충전시스템', 승차감과 핸들링은 향상시키고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4WD와 2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해 효율적인 운전을 돕는 '전기차 감속기 디스커넥터(동력 분리장치)' 등도 세계 최초로 개발 적용했다.
이들 기술의 개발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일정이 다소 늦어지고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디자인, 공간, 편의사양, 전비, 파워트레인 등 모든 측면에서 기대를 뛰어 넘는 기술과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전용 전기차의 과감한 디자인도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기아 EV6 개발 초기, 일부 보수적 성향의 해외 고객 반응을 감안해 해당 권역본부에서 디자인 수정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EV6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힘을 실어줬고, EV6는 출시 이후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과 '2022 독일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등 글로벌 주요 디자인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정 회장은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차량의 전동화는 이동수단의 진화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해법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회장 취임사에서 "인류의 평화로운 삶과 건강한 환경을 위해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로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앞장서서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기차 시스템의 진화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한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발전해나갈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도전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제조업의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작업을 추진중이다. 단순 자동차 제조업에서 넘어 모빌리티 전반의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체적인 이동 수단의 변화를 준비하고 이런 전반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준비중인 것이다. 육지를 이동하는 자동차 역시 자율주행기반의 PBV를 통해 사람의 이동자체가 새로운 휴식이자 재충전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장거리 이동시에는 UAM을 통한 하늘길을 통해 중간지점까지 이동하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변경하는 방법을 추진중이다. 이런 통합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현대차그룹이 총괄해 제공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다.
이 과도기에 꼭 선점하고 가야될 기술은 전기차 기술이었다. 친환경성이 강조되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기본기술의 바탕이 될 기술이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도 발전단계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력은 앞으로의 모빌리티 시장을 책임져 나갈 중요한 기술력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