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 규모가 올해 4월까지 3조 원을 돌파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코오롱생명과학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까지 기술수출 쾌거를 이룬 기업은 지씨셀, 에이비엘바이오, 종근당바이오, 이수앱지스, 노벨티노빌리티, 제넥신, 코오롱생명과학 등 모두 7곳이다.
올해 첫 기술수출에 성공한 업체는 지씨셀이다. 지씨셀은 올해 1월 인도 리바라와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이뮨셀엘씨의 첫 해외 기술수출이다.
지씨셀은 계약금에 더해 단계별 기술료를 받게 된다. 또 이뮨셀엘씨 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배지의 독점공급권과 리바라의 지분 일부를 받는다. 계약 세부 사항과 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종근당 자회사 종근당바이오도 지난 1월 중국 큐티아 테라퓨틱스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 '타임버스'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타임버스는 종근당바이오가 개발 중인 A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계약 규모는 약 86억 원(총 700만 달러)으로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24억7380만 원(200만 달러)와 단계별 기술료 61억8450만 원(500만 달러)을 포함한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지난 1월 프랑스 사노피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에 대해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약 1조2720억 원(10억6000만 달러)로 계약금 927억6750만 원(7500만 달러) 및 기술료 556억6050만 원(4500만 달러)이 포함됐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ABL301은 혈액뇌관문(BBB) 침투를 극대화하는 플랫폼인 '그랩바디-B'를 적용해 파킨슨병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항체치료제 개발 국내 바이오벤처 노벨티노빌리티는 지난 2월 미국 발렌자바이오에 자사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NN2802'를 약 8800억 원 규모에 기술 이전했다. 노벨티노빌리티는 항체 기반 확장성을 가진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으로 안질환 치료제와 표적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이 이 회사의 첫 기술수출 성과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벤처 주니퍼바이오로직스에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TG-C(인보사)를 약 7234억 원(5억8718만 달러)에 기술수출했다. 여기에는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150억 원(1218만 달러)과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 약 7084억 원(5억7500만 달러)을 포함한다. 인보사라 불리는 TG-C는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올해 성사된 기술수출 계약 중 공개된 계약 금액만 더해도 3조원을 훌쩍 넘는 데다 금액 비공개 계약건까지 더하면 4조 원은 이미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호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실적은 모두 33건으로 13조 3720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직전년과 비교했을 때 건수는 20%, 액수는 31.7% 증가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내 전주기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대부분 신제품 개발 시 특정 단계에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외국 제약회사에 기술수출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매출은 크지만 수익은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 계약으로 확보한 비용을 또 다시 연구개발 투자로 할애하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되고 있다"며 "하지만 기술수출 이후 계약이 갑자기 해지되면 반환금이 발생할 수 있는 등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신약 개발 전주기를 제약사 개별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나가야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