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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내 뒤바뀐 위상, ‘롯데물산’ 급부상…‘자산개발’ 합칠까?

2022-04-22 17:17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서우 기자]33년 만에 롯데월드 재개발이 업계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자기자본이 바닥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롯데자산개발이 롯데물산 품에 안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자산개발의 재무상태 악화에 대한 고민이 깊다. 그룹 내부에서는 회사 청산 절차를 밟는 것에 대해 망설이고 있지만, 사업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12월 쇼핑몰 사업을 롯데쇼핑으로 양도하고, 올해 2월에는 자산관리용역과 공유오피스 사업을 롯데물산에 넘긴 바 있다. 또 주거운영사업은 롯데건설로 넘기는 등 국내 사업은 대부분 정리했다. 이에 과거 한 차례 제기됐던 롯데물산과의 합병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의 남은 사업을 모두 롯데물산에 이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롯데월드타워 외관 전경/사진=롯데물산 제공



가장 큰 이유는 롯데물산의 사업영역이 롯데자산개발과 겹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계열사 간 중첩사업을 정리하고, 운영 효율화에 나섰다. 앞서 빙과 사업 등이 중복되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하기도 했다. 

롯데자산개발은 2007년 7월 설립된 종합개발회사로 롯데그룹 복합쇼핑몰과 리조트 개발, 오피스 임대업 등을 맡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롯데자산개발 부채는 총 1조2212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에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지난해 경영난에 빠진 롯데자산개발에 유상증자로 2300억원 대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주요 사업을 이관하는 등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롯데월드타워’ 설립과 운영이 주 업무였던 롯데물산은 최근 잠실 롯데월드 재개발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그룹 내 지위가 격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물산과 롯데자산개발 두 회사의 합병설은 2018년 신동빈 회장 경영 복귀 이후 첫 정기 인사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에는 롯데자산개발대표가 롯데물산 대표를 겸임하면서 자산개발이 물산을 흡수합병할 것으로 봤다. 몇 년 사이에 두 회사의 위상이 뒤바뀐 셈이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초 롯데자산개발 사업 중 자산관리사업을 인수했다. 같은 해 4월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주력인 자산관리사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자산개발이 주도했던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의 운영주체도 롯데물산으로 바뀌었다. 

주요 사업을 롯데물산과 롯데쇼핑, 롯데건설에 넘긴 롯데자산개발은 현재 중국 선양 복합 쇼핑몰 정도에만 최대 주주로 관여하고 있다. 다만 선양 복합단지 사업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여파로 6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을 재개하기도 쉽지 않아 롯데그룹은 중국 선양 프로젝트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역사가 오래된 회사 하나를 청산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자산개발이 관련 계열사에 일부 사업을 이관하긴 했지만, 자체적으로 전문성을 갖고 있는 PM(부동산개발관리) 위주로 주상복합이나 장학재단부지 기숙사 등 사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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