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속도가 빨라지며 모빌리티환경 전체가 변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핵심축은 전기차 V2L(비히클 투 로드, Vehicle to Load) 기능이다.
전기차 업체 선구자인 테슬라가 도입을 고려했지만 아직 상용화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V2L은 단순 이동수단이던 자동차를 새로운 생활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현대의 가장 큰 에너지원인 전기를 공간의 제약없이 활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2 월드 IT 쇼'에 참가했다.
캠핑장에서 아이오닉5를 활용할 수 있는 모습을 연출한 모습. /사진=미디어펜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 EV6 GT-라인과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니로 EV를 전시하고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기아의 전기차 상품 경쟁력을 적극 알렸다.
특히 전시장 내에 EV6 GT-라인에 탑재된 V2L(Vehicle to Load)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오피스 공간을 연출하고, 새롭게 펼쳐질 전기차 시대의 경험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기아는 이번 EV6를 활용해 이동하는 오피스를 소개했다. 기아 EV6는 올해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등극하고 '2022 레드 닷 어워드'의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전기차 중 최고 수준의 디자인 완성도와 상품성을 입증했다.
또한 영국의 저명한 자동차상인 '2022 왓 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차와 올해의 전기 SUV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아 EV6의 이같은 성과는 완성차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V2L 기술의 적용이 크게 작용을 하고 있다.
이 기능은 차체 배터리 전력을 사용해 차량 내외부로 일반 전기 전압을 제공하는 기술로, 전기가 없는 공간에서도 손 쉽게 고용량 전기를 끌어 올 수 있다. 한마디로 전기차 한 대가 이동하는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업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모듈화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에 V2L기능을 적용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출시되는 전기차가 E-GMP의 모듈화된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모델에서는 모두 V2L기능이 활성화 돼 있다.
특별한 사용법이라고 할 것도 없다. 차량 정차시 혹은 운행 중, EV모드 설정시 사용이 가능하다.
후석 시트 하단에 위치한 실내 V2L 포트를 사용하거나 차량 외부 V2L 커넥터에 콘센트를 연결, 차량 외부 충전구에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충전이 이뤄지면 충전 표시 등이 초록색으로 깜빡인다.
허용 전력 안에서 여러가지 제품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전력을 초과할 경우 외부 전력을 차단, 작동이 중지된다. 이 때 충전 표시 등은 빨간색으로 변한다. 다시 작동을 시작하려면 불필요한 제품 연결을 해제하고, 젠더를 탈거한 후 재장착하면 사용이 가능하다.
기아 EV6의 V2L 기능은 일반 가정의 시간당 평균 전기 소비량인 3kW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55인치 TV 70대를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전력이다. /사진=기아 제공
V2L을 통한 최대 배터리 소모량은 네비게이션을 통해 배터리 전량을 최대 80%에서 최소 20%까지 설정할 수 있다.
양뱡향으로 전력 이동이 가능한 ICCU(통합 충전 시스템)을 통해 차량 내부와 외부에 전력을 공급, 내 차의 전기를 다른 차에 이동, 배터리를 충전 시킬 수 있다.
전력량 소비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차량 외부로 220V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은 시간당 평균 전기 소비량인 3kW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55인치 TV를 최대 24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이자, 4인 가족이 5일 간 사용할 수 있는 고용량의 전력량이다.
야외 활동이나 캠핑 장소 등 다양한 외부 활동에서 웬만한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커피 포트, 노트북, TV, 에어컨, 히터 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내연 기관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신세계다. 차박 중 에어컨 혹은 히터를 켜기 위해 시동은 거는 민폐를 면할 수 있다. 집 정전 사태 시 비상용 전원으로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단점은 언제 어디서든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상시 노트북과 휴대폰 충전이 가능해지면서 달리는 차 안도, 캠핑장도 일하는 사무실이 될 수 있다.
V2L 기술의 상용화로 전기차는 단순 모빌리티를 넘어 이동이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활동 영역이 확장됐다. 이로 인해 자동차의 영역이 도로에서 일상으로 확대되면서 모빌리티 라이프 또한 풍요로워 질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를 활용하면 위급상황에서 이동하는 발전소로의 역할도 가능하다. 이에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에서도 전용플랫폼으로 새롭게 등장할 험머EV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넓은 대륙에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미국에서 전력공급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 모습은 뉴스를 통해 공개되곤 한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이런 재난상황에서 이동하는 전력 공급원이자 발전소가 가정에 1대씩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즉 V2L은 단순한 모빌리티인 자동차를 생활패턴을 변경해 줄 수 있는 중요한 핵심요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V2L은 기술적인 면에서 저평가 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분명 이를 기반으로 변화될 자동차 생활과 문화에 미칠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이동수단을 전력공급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전기차는 새로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