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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쇼크, 보금자리론 한달만에 0.45%p↑…혹독한 내집마련

2022-04-25 14:50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5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0.45%포인트(p) 인상한다. 한 달 만의 급격한 상승으로 최저금리(10년 만기 고정금리)가 4.00%를 가리키며, 서민들의 대출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주금공은 보금자리론의 재원조달에 활용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된 만큼,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5월부터 0.45%p 인상한다. 이에 따라 'u-보금자리론' 금리는 10년 만기 연 4.10%, 40년 만기 연 4.40%로 각각 책정됐다. 주금공 웹사이트에서 대출 서류 접수 및 심사를 진행하면 금리를 감면해주는 '아낌e-보금자리론' 상품은 이보다 0.1%p 낮은 10년 만기 연 4.00%, 40년 만기 연 4.30%를 각각 적용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5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0.45%포인트(p) 인상한다. 한 달 만의 급격한 상승으로 최저금리(10년 만기 고정금리)가 4.00%를 가리키며, 서민들의 대출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 광교 아파트 롯데캐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주금공 관계자는 "3월과 4월, 두 달간 국고채 5년물 금리가 80bp(0.80%p) 이상 올라 보금자리론 재원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해 금리 조정이 불가피했다"면서 "서민·실수요자의 고통 분담을 위해 금리 인상폭을 최소화해 45bp(0.45%p)만 인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3.303%를 기록하며 최근 1년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월 금리는 2.3~2.5%대에 형성됐지만, 한 달 뒤 금리는 최고 2.970%(28일)까지 치솟았다. 2월 최저치(3일 2.373%)와 3월 최고치(28일 2.970%)의 간극이 0.597%p에 달하는 셈이다. 

이어 이달 4일 금리가 3.019%를 기록하며 국채 금리가 첫 3%대에 진입했다. 이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인사청문회 발언 등이 반영되면서 금리가 일시적 안정세를 보이긴 했지만, 다시금 오름세로 역전한 상황이다. 22일 현재 5년물 국채 금리는 3.219%로, 1년 전 같은 날(26일) 1.602%에 견줘 2배 이상 오른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는 물가의 후행적인 성격으로 따라가고 시중 유동성에 따르는 만큼, (현재의 경제지표상)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여파로 최근 부동산시장에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국채금리가 상승기류에 접어든 만큼, 내집마련 실수요자들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금공 관계자는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변동금리 상품보다는 대출만기 동안 금리가 고정되는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원리금을 상환해 나가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면서 "4월 중 보금자리론 신청을 완료하면 인상 전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마련된 보금자리론은 부부(미혼인 경우 본인)기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일시적 2주택 허용, 기존주택 처분조건)일 경우 신청할 수 있다. 구입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본인(미혼)이나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신혼부부는 합산 연소득 8500만원까지 허용한다. 

대출한도는 최대 3억 6000만원(미성년 자녀 3명일 시 4억원)이며 최대 담보가치인정비율(LTV)은 70%다. 대출만기는 10년부터 최장 40년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게 산정된다. 상환방식은 원금균등분할·원리금균등분할·체증식분할 상환 중 선택할 수 있다. 

특히 고정금리가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보다 낮아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차주들에게 매력적이다. 또 △사회적 배려층(신혼가구·다자녀가구 등) △서민우대 프로그램 △미분양관리지역 아파트 입주자 등에 해당하면 각각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동이체 및 카드이용실적 등을 충족해야 하는 시중은행과 대조적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담보가치인정비율(LTV)을 조건 없이 70%(생애최초 80% 인정)로 완화하는 공약을 내걸은 데 이어, 은행들이 금리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대출잔액도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1일 703조 4484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2547억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가 같은 기간 506조 6174억원에서 507조 1182억원으로 4008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 대출은 131조 3349억원에서 131조 5435억원으로 2086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1754억원 줄어든 133조 224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709조 529억원, 올해 1월 707조 6895억원, 2월 705조 9379억원, 3월 703조 1937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매월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달에는 역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은행 관계자는 "(통상 이사가 많은) 봄철이라 기존 거래분을 포함해 늘어난 것도 있을 것 같다"며 "부동산 거래가 움직여야 대출도 늘어난다는 게 명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금리인하가) 은행 간 금리 인하 경쟁도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이 최근 갑작스럽게 높아진 금리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며 "은행들이 당분간 마진이 줄어도 주담대 볼륨(규모)이 큰 만큼 대출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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