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저수익성에 시달리던 종합싱사 업계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단순 소비재 수입 등 전통적인 중개 무역에서 벗어나 자원·에너지나 신 성장 동력 찾기에도 적극 진출하며 과거 수익 창구의 면모를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최근 2건의 인수·합병(M&A)을 완료했다. 지난 19일에는 바이오 매스 발전 사업 진출 차원에서 DL에너지 자회사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를 950억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는 바이오 매스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포승 바이오 메스 공장 전경./사진=LX인터내셔널 제공
바이오 매스는 태양광 또는 풍력 등에 비해 입지 조건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고 발전 효율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장점이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인 만큼 자산 추가 확보를 검토하고, 연료 등 연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국내외 친환경 바이오 매스 발전 사업을 회사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X인터내셔널은 호주와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팜유 등 에너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각종 이슈로 국제 에너지 시세는 격변기를 맞고 있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 6562억원 중 39.6%에 해당하는 2598억원이 에너지 사업부문에서 나왔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매출은 4조9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3.5% 늘고, 영업이익은 245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9%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올해 2월에는 3500억원을 투자해 물류 기업 '에코앤로지스부산'을 설립, 부산에 친환경 복합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고, 뒤이어 3월에는 한국유리공업을 5925억원에 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천 송도 본사 전경./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국내 상사업계 1위인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해 지난해 매출 33조9489억원, 영업이익 5854억 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트레이딩∙자원개발∙투자 법인 사업의 고른 성장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영업이익에서 트레이딩 38.8%, 자원개발 30.9%, 투자법인 30.3%를 차지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분기 216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0.2% 증가한 것이다. 매출은 9조91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9.9% 증가했다. 트레이딩에서의 영업이익은 글로벌 물류난과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이뤄낸 것인 만큼 의미가 더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글로벌 판매가 상승 덕에 에너지 사업은 영업이익이 94% 급증한 429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과는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연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투자 법인 실적은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의 선전과 전기차 구동 모터 코아를 생산하는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선전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58% 늘어난 591억원에 달했다.
올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 947만 톤이던 포스코재 공급량을 10% 늘려 1042만 톤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서는 △2025년 국내외 친환경차 부품 400만대분 생산 △인도네시아 PT.BIA 팜오일 사업 △우즈베키스탄 면방 사업을 주축으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또한 지난달 인수를 마친 호주 세넥스 에너지의 가스 생산량 증대와 최적화를 이룩함과 동시에 식량 분야 매출·이익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과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검토를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 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상사 부문도 1분기 매출 5조7810억원으로 53.0% 늘었고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6.2%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트레이딩 역량 강화 등의 노력 덕분"이라고 전했다.
최근 삼성물산도 현대오일뱅크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신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양사는 폐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만든 친환경 화학 제품의 해외 상권 개발을 위한 마케팅·판매 전략 수립·인프라 구축 등에 협력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의 자산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 사업 역량이다. 이에 맞춰 삼성물산은 친환경 화학 제품의 주요 거래처인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사를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 4월부터는 미국 현지 자회사 '삼성 솔라 에너지'를 통해 텍사스주 태양광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관계 당국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연면적 660만평 규모로 이 사업을 통해 자산 가치를 높여 사업 저변 확대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성물산은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미래 유망 분야 신성장 동력 발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20년 삼성물산은 국내 비(非) 금융사 중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했고, 수소·태양광·2차 전지 소재 공급 등 친환경 분야 사업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앞으로도 역량 있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을 확대해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서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고, 성장 기반 마련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