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선진국을 중심으로 '클린수소' 생산을 위한 정책이 수립되는 가운데 최근 환경문제 부각으로 원자력수소가 주목 받고 있다."
김찬수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원자력수소연구실장은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경수로를 비롯한 원자력 설비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 수 있고, 고온의 에너지도 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찬수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원자력수소연구실장이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나광호 기자
김 실장은 "러시아는 원전을 활용한 수십 메가와트(MW)급 수소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미국·프랑스·영국에서도 연구개발(R&D)과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모니아·액화수소 저장 및 이송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많다는 점에서 수소는 수요지 근처에서 생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소생산이 경제성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도 한국중부발전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풍력발전을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데 kg당 1만4727원의 전기요금이 들어가지만, 국내 가동 원전을 사용하면 2164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EA)도 원자력발전 기반의 수소생산 단가를 kg당 3184원,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도 2929원으로 측정했다.
이 연구소의 섀년 브랙 시튼 통합에너지 및 저장시스템 본부장은 "천연가스 분해 공정에서 수소가 부산물로 나오는데, 이를 원자력 공정으로 대체하면 탄소배출량을 더욱 줄일 수 있다"면서 "전기와 수소를 함께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원전의 수익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섀년 브랙 시튼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 통합에너지 및 저장시스템 본부장이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나광호 기자
이규복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연구실장은 "가동원전을 수소생산에 동원하면 빠른 시간 내에 대용량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한국수력원자력과 울진군을 중심으로 관련 프로젝트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kWh당 60원의 전기요금과 이용률 85%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kg당 3500원의 수소생산 단가도 달성할 수 있다"면서도 "수전해에 필요한 전력량이 많고, 대규모 수소생산시설에 대한 주민수용성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수전해 장치 설치비용이 하락 중이지만, 원가의 70%에 달하는 전기요금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경제성 향상이 힘들다"라며 "출력제한이 걸린 재생에너지를 싸게 구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수소경제 로드맵에 원자력수소를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은 "원전은 노형에 따라 화력발전 대체 및 수소 생산 등에 쓰일 수 있다"면서 "해수 담수화 및 지역 난방 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파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유기풍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정책연구위원, 브렌트 워너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력부문장 등도 의견을 교환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