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통화정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국내 실물 경제 전반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3일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코로나19 이후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주로 기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통화정책과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이 지난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올해 말까지 유지하는 '장기 시나리오'에서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불확실성이 없을 때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돼 내 달부터 통상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단기 시나리오에서도,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0.3%포인트 낮아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건물/사진=KDI 제공
특히 수출이 받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됐는데, 수출 증가율은 장기 시나리오 하에서는 5.1%포인트, 단기 시나리오에선 1.8%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의 장기화 여부가,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의 장기화 여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미국 통화정책과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이 모두 장기화되면, 우리 실물 경기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두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모두 단시일 내에 축소되는 경우에도, 전산업생산과 수출에 작지 않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불확실성이 1%포인트 커지는 경우, 서비스업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생산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고, 내수 출하보다 수출 감소 폭이 더 확대돼 내수보다 수출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전자기기 및 광학기기와 운송장비 등, 투자와 밀접한 주력 업종들의 수출이 큰 충격을 받았다.
반면 음식료품, 섬유 및 가죽제품 등 소비 관련 산업은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았다.
불확실성 요인별로 비교해보면 미국 통화정책에는 북미 수출 비중이 큰 비금속광물이 비교적 더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러시아 지정학적 위험은 유럽 수출 비중이 큰 화학제품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그 자체로 국내 실물경제 전반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며, 내수보다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불확실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공유하며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활용하는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