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보궐선거 '등판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에 두 사람이 도전장을 내게 될 경우 여야 권력구도가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벌써부터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7명의 의원들이 국회의원직을 사직함에 따라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7개 선거구에 대한 보궐선거도 함께 시행하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대구 수성을 △인천 계양을 △경기 성남분당갑 △강원 원주갑 △충남 보령서천 △경남 창원의창 △제주을 7곳이다.
이 전 지사는 이 중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인천 계양을에, 안 위원장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사퇴한 경기 성남시 분당갑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 지사가 안 위원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분당갑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럴 경우 이재명 대 안철수 구도로 미니 대선을 방불케 하는 결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좌),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우)./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욱 의원은 3일 오전 MBC라디오에서 이 전 지사의 '분당갑 (공천)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도 당이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이 의원은 "'안철수와 이재명' 빅매치 관측이 많은데 당이 정말 필요하다면 그런 지역에 대해 고민도 하고 이 상임고문 설득 작업도 거쳐서 공천을 고려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상임고문이 나와서 전국 (지방)선거에 아주 지대한 공헌을 할 것 같다는 것들이 있다면 삼고초려라도 해야 할 문제"라면서 "분명한 것은 현재 민주당에 이재명만 한 스타는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국회 경험이 없는 이 전 지사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초선 의원이 된다. 그러나 이 전 지사는 단순 초선 국회의원 역할 그 이상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친이' 즉 이 전 지사를 중심으로 민주당 내 권력이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전 지사가 복귀하게 된다면 민주당은 급속하게 이재명으로 당내 세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데, 계파 싸움은 심해질 것 같다"며 "이 전 지사가 복귀하면 8월 전당대회를 향해 갈 것이고 그렇다면 이낙연 계나 친문 측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안 위원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은 지난 1일 안 위원장과 만나 출마 관련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과의 협력이 어느정도 이뤄질지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의 권력구조도 '친윤'으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얼마전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마무리 한 안 위원장이 보궐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원내에 입성하게 된다면 다음 수순은 당연히 당권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또한 안 위원장이 원내로 들어오게 되면 이준석 대표의 입지는 흔들릴 것이고 이 대표와의 갈등도 다시 재점화 할 가능성이 높다.
안 위원장의 보궐선거 전략공천 얘기가 나오자 이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 주재 후 기자들에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선거에 출마하려면) 보통 본인이 손들고 나가는 걸 요즘은 선호하지. 이게 누구의 요청으로, 누가 권해서, 이런 것들은 저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장성철 교수는 안 위원장 출마와 관련해 "안 위원장이 당선돼서 (국민의힘 원내로)들어온다면 당이 엄청 시끄러워 질 것 같다"며 "만약 윤리위원회 징계로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되면 안 위원장은 당연히 전당대회에 나가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