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올해 초 펼쳐진 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전 경기도지사)의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여야가 날선 신경전을 연일 벌이고 있다.
이재명 고문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나은 국민의 미래를 위해 힘겨운 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측은 "도망자"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이 고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고 민심의 바다에 온전히 저를 던지겠다"며 "당의 모든 결정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공언했다.
이 고문이 전략공천 후보로 나선 인천 계양을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의 지역구로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월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메시지를 발표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실제로 이 고문은 올해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현 대통령 당선인)에 비해 인천 계양구에서 훨씬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10만 532표 득표-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8만 3638표 득표).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 고문의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고문은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맡아 뜨거운 연설 등 집중유세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이 고문이 세간의 예상대로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될 경우, 향후 민주당 당권 장악은 물론이고 자신에 대한 검경 수사에 대비해 국회의원으로서의 특권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헌법 제44조 1항과 2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하고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중 석방된다.
국민의힘측이 이 고문을 두고 '도망자'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황규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고문을 겨냥해 "인천 비하 발언까지 쏟아내며 경기도를 지키겠다 할 때는 언제고, 사과 한마디 없이 쉬운 길만 가겠다는 '얕고 얕은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규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장동과 백현동, 지역화폐는 물론 수많은 측근 비리를 양산해놓고서는 나몰라라 떠나가는 희대의 무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이재명 전 지사가 자신의 '먹튀' 행보를 '무한책임'이라는 황당한 궤변으로 정당화 하더니, 기다렸다는 듯 김동연 후보가 '공감한다'며 맞장구를 쳤다"고 밝혔다.
이어 황 대변인은 "지켜보는 도민들의 분노에는 귀를 막은, '도망자'와 '이재명 바라기'의 완벽한 호흡"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고문이 5월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6월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또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망지사는 인천에 설 자리가 없다'고 쓴 박대출 의원의 글을 공유하면서, "경기도망지사 박대출 의원님 센스"라고 올렸다.
이준석 대표는 '아니 어찌 살려고 성남에서 인천으로 이사를'이라고 언급한 이 고문의 과거 트위터 게시물 링크 또한 공유하면서 "출마하기 전에 트위터 닫아야겠다"며 "인천 비하로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의 카운터파트인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를 향해 "힘을 모으겠다"고 거들고 나섰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이재명 상임고문이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시길 바란다"며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