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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감소세라는데…인터넷은행 넉달째 증가세

2022-05-09 11:51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4월 신규 가계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이 대출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대출목표치를 충족하기 위해 중금리대출을 늘린 데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로 외연을 확장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4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37조 2718억원으로 전월 36조 1439억원 대비 1조 1279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성장세다. 올해 1월에는 한 달 전보다 1조 1916억원 늘었고, 2월 6580억원, 3월 8114억원 각각 증가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 3917억원으로 한 달 전 703조 1937억원 대비 8020억원 줄어들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1조 3634억원, 2월 1조 8522억원, 3월 2조 7436억원 각각 감소했다. 여신 감소세가 가장 극심했던 3월에 견주면 꽤 개선된 편이지만, 기존 대출상환이 신규 대출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금리상승,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의 여파로 고신용자 대출은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시중은행 대출수요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과 부동산 대출에서 흥행한 모습이다. 

중·저신용자는 신용평가기관인 KCB 기준 신용점수 분포 하위 50% 계층을 지칭한다. 금융당국은 포용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출범한 인터넷은행들이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에 주력한 점을 주목하며, 지난해 5월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에 3사는 연초부터 포용금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카뱅은 포용금융 흥행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카뱅은 지난 3일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여신잔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6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용대출이 7조 9000억원에서 7조 4000억원으로, 마이너스통장이 7조 5000억원에서 6조 9000억원으로 각각 줄었지만, 중금리대출이 1조 3982억원에서 2조 6912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한 게 실적 향상에 크게 작용했다.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규제에 따라 고신용자 대출이 중단돼 신용대출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중신용대출로 부족분을 메웠다는 설명이다.

케뱅은 지난해 1분기 1061억원에 그쳤지만, 올해 1분기 4234억원을 기록하며 약 4배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이자를 되돌려주는 한편, 사고 등으로 대출 상환이 어려운 차주를 위해 상환 문제를 해결해주는 '대출안심플랜' 등 각종 이벤트를 펼친 게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토뱅은 저축은행 평균보다 낮은 금리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TSS) 등으로 실수요를 늘리며 올해 1분기 6배 가량 성장한 7473억원을 공급했다. 

중금리대출과 더불어 인터넷은행이 부동산 대출시장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카뱅의 1분기 전월세자금 대출잔액은 10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 9조 2000억원 대비 1조 1000억원 증가했다. 카뱅은 컨콜에서 신용대출 비중을 낮추는 한편, 전월세자금대출과 지난 2월 새롭게 출시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케뱅은 2020년 8월 내놓은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에 이어 지난해 9월 비대면 전세대출과 청년전세대출을 동시 출시해 흥행하고 있다. 두 상품의 여신잔액은 지난해 11월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 3000억원, 2월 5000억원을 넘어섰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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