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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슈퍼 '갑' 도로공사뿐인가"발주기관 전방위 횡포 근절 시급"

2015-04-15 10:33 | 조항일 기자 | hijoe77@mediapen.com

발주기관 횡포, 한전·군·지자체에 건설업계  '반기'태세

도공, 비용절감 이유 법 상충하는 자체규정 만들어

[미디어펜=조항일 기자]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기관 발주 횡포에 단단히 뿔이났다. 이번에는 한국도로공사다.

1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을 포함한 7개 건설사가 도로공사를 상대로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장은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고속도로 건설 참여사 CEO 초청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건설업계는 도공의 계약횡포의 시정을 요구했다.

지난 2008년 현대·대우·포스코·한화·두산건설 등은 최근 도로공사가 지난 2008년 발주한 ‘고속도로 12호선 담양~성산 간 확장공사’의 공기 연장으로 피해를 봤다며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건설사가 요구하는 공기 연장 피해 공구는 14개 공구 중 6개 공구다.

한 건설사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이들 건설사들이 공사를 낙찰받은 뒤 도로공사 요구로 일정 기간은 공사 휴지 기간으로 계약 기간에서 제외, 추가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도로공사 휴지 기간 동안 건설사들에 공사 현장의 유지·관리 의무는 부과하면서도 비용은 일절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당한 거래 조건을 설정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한 차례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나머지 8개 공구를 수주한 다른 건설사들도 도로공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국가계약법에 상충하는 자체 규정을 만들어 건설회사에 부담을 떠넘겨 온 건 하루이틀이 아니다.

특히 이번 소송은 그동안 당연시되던 공공기관 불공정 발주 관행에 반기를 든 것으로 결과에 따라 추가 소송이 일파만파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예상이다.

도로공사를 비롯해 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공항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은 국가계약법에 명시된 설계변경 단가와 달리 자체 특수조건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현행 국가계약법상 발주기관 요구로 설계를 변경할 때 계약 단가는 설계변경 단가와 설계변경 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 중 하나로 정할 수 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두 금액의 평균으로 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경우 ‘설계 변경 때 신규 대체항목 단가협의 기준’과 ‘일괄입찰 등의 설계 변경 때 신규 항공 단가 기준’을 따로 만들어 사용 중이다.

이미 최저가낙찰제 등으로 수익성이 최악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공사 중 발생하는 온갖 추가비용이 전부 건설사에 부과되는 것이다.

공공기관 불공정 발주는 도로공사뿐만이 아니다. 국토부 산하 수자원공사와 산자부 산하 한전과 가스공사, 그리고 국방부 산하 군공사 발주기관, 지자체 산하 공기관 등 이루 수를 셀 수 없다.

건설업계는 도공의 불공정 계약에 대한 소송을 계기로 대다수의 발주기관의 계약과 공사감독, 인허가 전반을 둘러싼 갑의 횡포 방지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입장을 제시할 태세다.

한편 건설에 이어 소프트웨어사업(SW), 전자·통신(IT) 사업 분야에서도 공공기관 부당 발주 문제가 지속되온 만큼 추후 이들 업계들에도 이번 소송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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