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대규모 분식 회계 사건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수조원대 손해를 입힌 중국 루이싱 커피가 홍콩 상장을 추진한다.
10일 연합뉴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2017년 '중국판 스타벅스'를 표방하며 중국에서 급성장한 루이싱 커피는 2020년 4월 돌연 분식 회계 사실을 알려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2019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루이싱 커피 주식은 분식 회계 소식이 퍼진 당일 75% 넘게 폭락해 약 6조원대 시가 총액이 날아가 버렸다. 루이싱 커피는 결국 2020년 6월 나스닥에서 퇴출됐고,글로벌 기관·개인 투자자들은 회복 불가한 수준의 손실을 봤다.
그러나 루이싱 피는 상장 폐지 후에도 중국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테이크 웃 주문·주문 전용 소규모 점포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작년 말 현재 중국 전역 매장 수가 6024개로 스타벅스의 5000개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최고의 스타 선수 중 한 명이었던 에일린 구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 소식통은 "사업이 정상 궤도로 돌아옴에 따라 루이싱 커피가 증시 상장을 다시 계획하고 있고, 홍콩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루이싱 커피 측은 상장 계획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싱 커피가 회계 부정 사태로 나스닥에서 퇴출된 건은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자국 회계 감독 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미국 증시로 진출한 중국 기업을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중국은 국가 주권을 앞세워 미국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들이 PCAOB의 감사에 직접 응하는 것을 제한해왔다.
결국 미국은 2020년 말 자국 회계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토록 규정한 '외국 회사 문책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사실상 중국 회사들을 겨냥해 제정된 이 법은 PCAOB의 회계 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외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