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21호 골' 득점왕 경쟁 손흥민, 콘테 감독은 왜 PK도 안 맡기고 교체했을까

2022-05-13 08:02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득점왕 경쟁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제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는 불과 1골 차다. 

그런데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의 득점왕을 밀어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를 손흥민에게 맡기지 않았고, 골을 넣을 수 있는 많은 시간이 남았음에도 손흥민을 후반 중반 교체했다. 왜 그랬을까.

토트넘은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열린 아스날과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5위 토트넘(승점 65)과 4위 아스날(승점 66)은 승점 1점 차로 좁혀져 두 팀은 끝까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토트넘이 만약 패했다면 4위가 좌절되기 때문에 토트넘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맞대결이었다. 그런 중요한 경기에서 손흥민이 결정적인 활약을 잇따라 해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자 손흥민이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홈페이지



토트넘은 전반 22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는데, 손흥민이 상대 파울을 유도해 얻어낸 페널티킥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33분 아스날 수비수 롭 홀딩이 퇴장 당해 수적 우세를 점하는 결정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 홀딩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은 손흥민을 저지하려다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했기 때문이었다. 손흥민이 이끌어낸 상대 퇴장이었다.

이후 손흥민은 전반 37분 해리 케인의 추가골에 코너킥으로 간접 기여를 했고(손흥민의 킥이 벤탄쿠르의 머리를 거쳐 케인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됐다), 후반 2분에는 손흥민이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 골로 리그 21골을 기록, 살라(22골)에 한 골 차로 바짝 다가섰다. 이제 토트넘과 리버풀은 각각 두 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살라가 최근 4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골 감각이 현저히 떨어진 반면 손흥민은 최근 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손흥민의 역전 득점왕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이날 아스날전에서 손흥민은 골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골 때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면, 손흥민은 이날 2골을 넣어 살라와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을 것이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교체돼 물러났다. 아스날이 한 명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토트넘은 골을 추가하기에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다. 최고의 골 감각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이 교체되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가정법이기는 하지만 골을 추가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 콘테 감독은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도 손흥민에게 키커를 맡기지 않고, 골을 추가할 많은 시간이 남았는데도 손흥민을 뺐다. 득점왕 경쟁 중인 손흥민에 대한 배려가 없어 보인다.

콘테 감독의 이같은 손흥민 활용법은 손흥민의 득정왕보다는 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이 4위를 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 또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나서지 못한다.

토트넘은 이날 아스날과 맞대결을 무조건 이겨야 했고, 또 앞으로 남은 두 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야 4위를 바라볼 수 있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을 때 케인을 키커로 내세운 것은 콘테 감독다운 선택이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넣은 리그 20골이 모두 필드골이었다. 페널티킥에 의한 득점은 하나도 없었다. 살라는 22골 가운데 5골이 페널티킥 골이었다.

이런 골의 순도 때문에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높이 평가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찬 경험이 없다. 선제골이 걸린 중요한 순간의 페널티킥에서 그동안 토트넘의 페널티킥을 전담하다시피 해온, 경험 많은 케인을 키커로 내세운 것은 당연하고 일리 있다.

손흥민 교체도 팀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미 3-0으로 앞서 승리가 굳어진 상황에서 콘테 감독은 손흥민을 빼고 '휴식'을 줬다. 손흥민이 골을 더 넣어 득점왕이 되기를 바라는 것보다,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스날을 꺾었지만 토트넘은 여전히 승점 1점 차로 뒤진다. 남은 두 경기를 다 이기고, 아스날이 비기거가 지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저녁 8시 번리와 다음 경기를 치른다.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다. 번리전에서도 승리를 위해서는 손흥민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손흥민에게 조금이라도 휴식을 줘 다음 경기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기를 기대하는 마음. 콘테 감독이 손흥민을 교체한 이유였을 것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콘테 감독은 손흥민과는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오래 포응을 하며 귓속말을 계속 했다. 콘테 감독식 '손흥민 대우'처럼 보였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