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대우조선해양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척의 계약을 해지했다. 러시아 선주사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금융제재로 국내 조선사의 피해가 현실이 되는 모습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8일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정정 공시를 통해 2020년 10월9일에 맺은 LNG운반선 계약 규모를 3척에서 2척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계약금액도 전체 1조137억원에서 6758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계약해지는 유럽지역 선주가 중도금을 기한 안에 지급하지 않아 LNG운반선 1척에 관한 계약을 해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공시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선주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확인 결과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노바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텍은 지난 2020년 10월 러시아의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아크틱(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1조137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3척을 발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2중연료추진 LNG운반선/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은 이 선박들을 건조해 오는 2023년 말까지 선주에 인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중 1척에 대한 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1척에 대해 선주의 건조 대금 지급이 기한 내 이행되지 않아 계약에 따른 권리 보호 및 후속 절차 진행을 위해 당사가 계약 해지를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남은 2척에 관한 계약도 유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최대 1조원 규모의 수주 대금을 떼일 전망이다. 해당 선박은 쇄빙 LNG 운반선으로 규모는 3379억원에 달한다.
쇄빙 LNG선은 우리나라가 기술력을 자랑하는 고가 선박으로, LNG를 싣고 바다의 두꺼운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다. 다만 특수한 용도로 제작된 만큼 가격도 높아 재판매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제 여파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조선 업체들은 주로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계약) 방식으로 장기 건조계약을 맺기 때문에 러시아 금융제재가 장기화하는 최악의 경우 나머지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계약이 취소된 LNG운반선은 블록 제작단계에 이르렀고 남은 2개 선박도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공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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