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2020년 11월 이후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 무역수지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호조가 오히려 원자재 및 중간재 수입을 늘리면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철강·석유제품 등이 역대 5월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 증가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1일 ‘2022년 5월 수출입 동향’ 발표를 통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3% 증가한 615억 2000만 달러, 수입은 32.0% 늘어난 632억 2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17억 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 (26억 6000만 달러) 대비 9억 5000만 달러 감소한 수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주요 품목·지역에서의 고른 증가세를 바탕으로 기존 5월 최고실적(507억 달러)을 상회하며 역대 5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15.0%)·석유화학(14.0%)·철강(26.9%)·석유제품(107.2%)··바이오(24.6%) 등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유럽연합(EU)·아세안·인도 수출이 역대 5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 4월 역성장을 기록한 대(對)중국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월별 수출액과 수출 증감률(상단) 및 월별 수입액과 수입증감률 추이./자료=산업부
이러한 수출 성장세에도 불구, 전 세계적인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출 증가에 따른 중간재 수요 증가 등으로 5월 수입은 63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최근 3개월 연속 수입금액은 600억 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80억 달러) 대비 67억 5000만 달러 증가한 147억 5000만 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적자 발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물가와 공급망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과 전년 기저효과에도 불구, 수출은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며, 19개월 연속 플러스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무역적자는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공급망 훼손, 인플레이션 등이 보다 심화된 것으로 분석, 올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2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4.4%에서 3.6%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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