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됨에 따라 작년 5곳까지 늘어났던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입성 회사들의 입지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NH투자·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을 비롯해 키움증권이 1조 클럽에서 빠지고 대신 메리츠증권의 입성이 예상되는 등 업계 내부의 판도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됨에 따라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입성 회사들의 입지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메리츠증권(사진)의 경우 새롭게 1조 클럽 입성이 점쳐진다. /사진=메리츠증권 제공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요동치면서 업계 판도가 함께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채권평가 손실이라는 변수에 맞닥뜨리게 됐다. 아울러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거래대금이 줄어 브로커리지 실적도 악화된 모습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역대급’ 실적을 연이어 신고했던 증권사들의 달라진 위상은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종합하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빅5’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
특히 작년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1조 클럽에 입성했던 5개 대형 증권사 가운데 NH·삼성·키움 등 3곳의 영업이익이 1조원 미만으로 집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작년 영업이익 1조3000억원대를 기록했던 삼성증권과 1조2100억원대를 기록한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이 올해는 9000억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던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8000억원대 후반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한 메리츠증권만큼은 올해 새롭게 1조 클럽 입성이 점쳐지며 달라진 분위기를 과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57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은 1조2751억원, 미래에셋증권이 1조2161억원의 전망치를 유지해 1조 클럽 입성 회사는 3곳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거래대금 추이가 보여주듯 국내증시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 증권사들이 각자 강점에 맞는 수익 다변화를 이뤄내야 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낸 메리츠의 경우 업계 추세를 거슬러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고 정리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