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12년을 끌어온 부산 롯데타워 건립 논쟁으로 백화점 영업중단 위기까지 몰리면서, 롯데그룹이 서둘러 사태해결에 나섰다. 롯데는 당초 계획보다 롯데타워 건립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향후 지역발전에도 이바지하기로 약속했다.
2일 오전 박형준 부산시장과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가운데 테이블)가 부산시청 26층 영상회의실에서 '부산롯데타워 건립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사진=부산시청 제공
2일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은 정상영업을 재개했다. 부산광역시가 “해당 상업시설에 대한 임시사용승인 조치를 추가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지난 1일을 임시 정기 휴무일로 정해 광복점 영업을 중단한지 하루 만이다.
비록 문을 닫은 기간은 단 하루지만 백화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에 입점한 매장 직원들 3000여 명이 한순간에 실직 위기에 몰렸다. 롯데 측이 한시 바삐 손을 써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롯데 임원과 실무진들은 급히 부산으로 내려가 밤샘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영업이 중단되고, 제8회 전국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6월1일, 롯데와 부산시 양 측은 조속한 롯데타워 건립에 뜻을 같이 하기로 협의했다.
다음날인 2일 오전 부산시는 롯데타워와 같은 사업부지에 있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 상업시설에 대해 임시사용승인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광복점 영업이 재개된 것이다.
이날 롯데와 부산시는 롯데타워 건립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식도 가졌다.
협약식에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가 참석했다. 양 측은 롯데타워를 부산 랜드마크로 오는 2025년까지 건립하는 데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롯데 측이 최근에 밝힌 롯데타워 준공목표 2026년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협약식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타워 건립을 오는 2025년 말까지로 시한을 못 박았다. 롯데타워는 원도심의 랜드마크이자 북항 재개발과 어울리는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업에 속도를 내 롯데타워가 부산의 대표 랜드마크가 되고 향후 부산 관광산업과 원도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부산 롯데타운 공사현장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사진=다음 로드뷰 화면 캡쳐
롯데 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도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대국민 릴레이 응원 캠페인 '함께해요 이삼부'에 동참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9월 시그니엘부산을 찾아 "부산과 함께 성장해온 롯데그룹도 세계박람회 유치를 향한 부산의 도전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그룹은 옛 부산시청사가 있던 중앙동 부지에 107층 규모의 롯데타워 건축을 위한 부지를 매입하고 2000년 건축허가를 받았다. 롯데는 타워와 함께 건축허가를 받은 백화점,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 등을 먼저 짓고, 2009년부터 부산시로부터 임시 사용승인을 받아 13년째 영업을 이어왔다. 그간 롯데타워 공사는 설계변경, 지상 56층 규모로 축소 등의 이유로 진척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부산시의 독촉으로 롯데가 실행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으나, 타워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었다. 부산 시민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시는 롯데가 건립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이번에 백화점 등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연장을 불허하는 강경 조치에 나섰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