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완성차 업체의 지난달 실적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인상 등 문제로 인한 자동차 재고 부족,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악여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체 실적이 하락했다. 지난달 완성차 5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총 59만1166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60만4649대) 대비 2.2% 감소했다.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들./사진=미디어펜
국내 판매의 경우 11만9807대로 3.5% 감소했고 해외 판매는 47만1359대로 2.6% 줄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국내에서 2.1% 증가한 6만3373대를 판매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1.1% 감소한 26만666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0.5% 감소한 32만4039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국내에서 4.7% 감소한 4만5663대, 해외에서 5.0% 감소한 18만8891대를 판매하면서 전체적으로 4.9% 감소한 23만4554대를 판매했다.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39.8% 감소한 2768대를 판매한 가운데 수출에서는 9.3% 증가한 1만2932대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 1만5700대를 판매해 4.4% 감소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내수에서 19.6% 감소한 3728대, 수출에서 14.9% 감소한 4863대를 기록하면서 17.0% 감소한 8591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쌍용차 판매량은 내수가 13.7% 감소한 4275대, 수출이 4.0% 증가한 4007대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 5.3% 감소한 수준인 8282대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반도체 공급난에 잠시 숨통이 트이며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3월부터 다시 감소세로 접어든 이후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완성차 5개사의 합산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장기화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현지 생산 차질과 중국 일부 도시 봉쇄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판매할 차량이 없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생산라인의 제작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는 재고 물량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이는 고객인도 지연으로 이어지며 현재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1년이 넘는 기간을 대기해야 차량인도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마이너스 옵션을 통해 차량을 미리 인도받고 향후 기능을 복원시키는 등의 전략을 활용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문제는 이같은 판매감소와 함께 해외시장에서 번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현상의 소비위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1.9% 감소했다. 기아 역시 미국 판매량이 27.8%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미국 판매가 증가해 혼다를 제치고 미국 시장 5위에 올랐지만, 지난달엔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그룹뿐 아니다. 미국 판매 1위인 도요타 역시 27%, 혼다도 57%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극심한 인력난으로 부품 생산과 물류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완성차 생산 차질이 커지고 있다"며 "인플레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하락하면서 소비위축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