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국제유가가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다음달부터 증산량을 늘리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미 휘발윳값과 큰 차이가 없어진 국내 경윳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전지대서 원유를 채굴하는 장면./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국내 휘발유, 경유가격은 최근 급상승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상승추세에 있으며, 지난달 26일 이후 휘발유, 경유 각각 리터당 2000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3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12.12달러로 전날 대비 3.13달러 상승했으며, 브렌트유 역시 119.72달러로 2.11달러 올라갔다.
이에 발맞추듯 국내유가는 4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6월 첫째 주 기준 국내 휘발유 가격은 2013.01원으로 전주 대비 리터당 19.26원 큰 폭으로 뛰었으며, 경유는 2008.42원으로 8.09원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둬놨던 주요 도시 봉쇄조치를 65일만에 해제하면서 재차 공장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으며, 미국도 휴가철을 맞아 석유 수요 증가 요인이 발생해 유가 상승이 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지난달 30일 러시아산 석유수입 부분금지 조치 합의를 내용으로 하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안 승인도 고유가 상황 유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폭등한 경윳값에 정부는 어민과 물류업계 등을 대상으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확대 방안을 내놨다. 다만, 보조금 지원보다 유가의 상승폭이 더 커지면서 국민이 체감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6월 첫째주 국내 휘발유 및 경유가격./자료=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는 최근 국제유가 및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대해, 지난 2일 개최된 ‘민생안정을 위한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각국의 러시아산 석유 제재강화 등에 따른 공급불안 요인과 미국 휴가철 석유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최근 국제 경유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듦에 따라, 국내 공급가격도 하락하는 추세에 있어 향후 주유소의 경유 판매가격도 일부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해 국내 석유류 가격안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유 공급가격 인하분을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주유소업계와 협의해나가겠다고 의사를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러·우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가격 상승으로 국내가격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석유제품은 국민생활의 필수재로서 가격상승이 국민부담으로 직결되는 만큼, 국민경제 안정 차원에서 정유사에서 가격 안정화에 최대한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일 유류세 인하 확대 조치 이후, 30일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지속적인 고유가 상황에 대응해 국민부담 완화 방안으로 어민, 물류업계 등 대상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확대 등을 발표한 바 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