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현재 경제가 복합 위기 상황에 들어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국제 여러 정세들도 불안하고 경제적으로 여러가지 예측되는 부분들을 볼 때 위기라고 생각하고 대처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거 끝나자마자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 이런 자세로 일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그런 위기의식을 갖고 일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지난 3일 오후 기자들을 만나 현안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경제 살리기'를 내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무엇부터 다룰 것인지 주목된다.
최우선 순위로 꼽히는 것은 바로 '물가 잡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도 동월보다 5.4% 상승하면서 2008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치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9.6% 뛰었고 경유 45.8%·휘발유 27% 오르며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도 '물가 안정'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새 정부는 가용수단을 총동원해서 국민들의 생활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지난주 선제적으로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 가격에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정부 출범 3주만에 큰 숙제를 떠안은 윤석열 정부가 이를 잘 헤쳐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3일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미국 학계 및 전현직 주요인사 단체와 접견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폴 월포위츠 박사(미국 기업 연구소), 캐런 하우스 선임연구원(하버드 벨퍼센터), 에드윈 퓰너 박사(헤리티지 재단 설립자),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대리,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이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두번째는 바로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개혁이다.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물가 다음으로 총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던 것이 '기업 규제 철폐'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모든 부처가 규제 개혁 부처라는 인식 하에 기업 활동, 경제 활동에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며 "법령과 관계없는 행정지도 같은 것들을 통한 그림자 규제를 확실하게 개선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것 중에 대통령령과 부령으로 할 수 있는 문제는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투자하고 일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청년들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이것이 전부 국가 전체를 위한 일이라는 각오로 정부 역량을 집중시켜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이에 대해서도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물가 안정과 규제 개혁에 이어 또다른 주요 과제로 꼽히는 것은 바로 교육·연금·노동개혁 액션플랜을 구체화하는 점이다.
이 세가지 부문의 개혁은 지난달 16일 윤 대통령이 국회시정연설을 통해 새 정부 국정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교육 부문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고졸인재 채용엑스포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지 않도록 교육개혁을 준비하겠다"며 "인재 양성을 혁신과 성장의 기반으로 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맞물린 것은 노동개혁이다. 노동시장의 경직성 해소에 초점을 맞추어 액션플랜을 짤 것으로 보인다.
연금개혁의 경우, 대한민국 인구구조를 감안하여 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절대 명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나섰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시도한 바가 없다. 이번 윤석열 정부가 연금과 관련해 어떠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