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 여파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면서 금융당국이 현행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리스크 요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RBC 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뜻하는 용어로 경영활동 제한이나 부실 금융기관 지정 등 감독 당국이 강력한 규제 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근거로도 활용된다. 이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감독당국은 경영개선 권고를 내린다.
금융위는 최근 보험사의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제도상 잉여액의 40%를 RBC 규제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보험업권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회사에 적응 기간을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LAT 제도를 도입, 결산 시 시가평가 부채를 산출해 원가 평가 부채보다 클 경우 차액을 추가 적립하도록 해왔다.
금융위는 규정 변경 예고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반기 재무제표부터 완화된 RBC 비율 산출 규정을 적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근 RBC 비율이 급락한 보험사들도 당국 규제 기준인 100% 초과 기준을 준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RBC 비율을 공시한 15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RBC 비율은 179.7%로 3개월 전(222.3%)보다 42.6%포인트 하락했다.
DGB생명(84.5%), 한화손해보험(122.8%), NH농협생명(131.5%), DB생명(139.1%), 흥국화재(146.7%) 등 5곳의 경우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이하로 떨어졌다.
또 금융위는 RBC 규제 완화 적용과 별개로 보험사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RBC 완충방안은 오는 20일까지 규정변경 예고, 금융위 의결 등을 거쳐 6월 말 기준 RBC 비율 산출 시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RBC 하락은 금리상승에 따라 보험업권 전반에 나타난 현상으로서 시장안정 차원에서 바로 잡은 측면이 있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자본구조가 취약한 회사에 대해서는자본확충을 유도하는 등 보완 장치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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