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누리꾼들의 반발 여론이 거세다. 가뜩이나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물가에 기름을 붓는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겨우 활기를 되찾아가는 자영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시장원리에 맡기자는 주장이 나온다.
노동계 최저임금 인상요구 관련 기사에 개제된 누리꾼들의 댓글./사진=네이버 인터넷 캡쳐
10일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 제3차 전원회의에서는 ‘2023년 적용 최저임금안’ 안건을 놓고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 △최저임금 수준 등이 논의됐다.
먼저 최저임금액 결정단위는 노·사 위원 간 합의에 따라 ‘시간급’으로 정하되, 월 환산액(월 209시간 근로 기준)을 병기하는 것으로 별도 표결 없이 결정됐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에 대해서는 노·사 양측의 구분 적용 도입에 대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다음 전원회의에서 계속 논의키로 했으며, 최저임금 수준 역시 노·사 양측 모두 최초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계는 지난해 최임위 협상에서도 최초 요구안으로 전년 최저임금(8720원) 대비 23.9% 인상한 1만800원을 요구한 데 이어,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9160원) 대비 29.5% 인상한 1만1860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이 임금수치가 1~4인 가구를 규모별로 단순화해 도출한 단일 적정 생계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경영계는 3% 내외 인상선에서 대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계의 최저임금 요구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은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는 와중에 최저임금을 올리면 더 오른다’ ‘일본처럼 산업별 차등지급해야 한다’ ‘지금도 적정수준이다. 그만 멈춰달라’라는 글을 게시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안에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장사접어야겠다. 최저임금에 주휴수당포함하면 직원 월급 주다 끝난다’ ‘더욱더 자동화로 진행돼 일자리는 없어질 것’ ‘곧 설렁탕 한 그릇에 2만원 되겠다’ 등 자영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이외에도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별임금제를 도입해야 한다’ ‘최저임금제도를 폐지하자’ 등의 급진적 의견도 나왔다.
이러한 누리꾼들의 여론은 아주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020년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이 1% 상승할 때 물가는 0.07%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동 연구결과를 단순하게 대입해보면 최저임금이 30%오르면 물가는 2.1% 상승한다는 얘기가 된다.
대전에서 카페를 프랜차이즈 주점을 경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이제야 영업이 되고 있긴 하지만, 그간의 적자를 메꾸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하다”면서 “현재 9명의 직원으로 운영 중인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1~2명은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업종 특성상 키오스크(무인주문기)를 들여놓을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안 논의를 이어갈 제4차 전원회의는 오는 16일 개최될 예정이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