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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결렬 화물연대, 파업 지속에 산업계 고사 위기

2022-06-13 13:13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부와 화물연대가 물류정상화 방안마련을 위해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계속 도입을 요구하며 7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되는 파업으로 산업계에는 부품조달과 유통 등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와 12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물류 정상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2일 열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지지 운수노동자·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현장./사진=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화물연대에 따르면 양 측은 지난 11일 3차 교섭부터 국토부·국민의힘·화물연대·화주단체 등 4자가 합의하는 형태의 '물류산업 정상화를 위한 공동성명서'에 대한 교섭을 진행했다.

4차 교섭 막판에는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 확대에 대해 적극 논의할 것을 약속한다'는 잠정안이 논의됐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는 이와 관련해 "최종 타결직전 국민의힘이 돌연 잠정합의를 번복해 교섭이 결렬됐다"며 "3차, 4차 교섭에서 논의가 진전되고 합의를 앞둔 시점에서 번복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국토부가 화물연대와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품목 확대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으나 국토부는 검토 결과 수용이 곤란해 대화가 중단됐다"며 "화물연대가 공개한 합의안 내용은 실무 협의과정에서 논의된 대안이며 관계기관 간 협의된 최종 합의 내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계속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대화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전날 정부의 대응이 국제노동기구(ILO)의 협약 위반이라며 ILO에 개입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며 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고, 경제 단체들은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합의점 찾기 실패로 파업이 길어지면서 산업계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사흘 연속 줄어들어 지난달과 비교하면 20%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단체인 한국무역협회가 총파업 닷새째인 지난 11일 오전 기준 화주들로부터 접수한 애로사항은 무려 155건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수입 관련은 53건(34.2%)으로 원자재 조달 차질이 24건(15.5%), 물류비 증가가 15건(9.7%), 생산 중단이 14건(9.0%)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102건(65.9%)으로 납품 지연 39건(25.2%), 위약금 발생 34건(21.9%), 선적 차질 29건(18.7%) 등이었다. 

경제계는 시간이 갈수록 피해 사례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화 시 본격 물류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먼저 완성차 업계에서는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기약 없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화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차량 부품 수급까지 불안정해진 상태다. 

이에 공장 생산라인은 현재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완성된 차량의 이동이 불가능해지자 직원들이 직접 한 대씩 차량을 출고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지난 9일 호소문을 통해 "약 3만여개의 부품을 조립해 생산되는 자동차산업은 부품 재고를 최소화 하는 적시 생산방식(Just in Time)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부품이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자동차 생산이 중단돼 여타 모든 부품사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13일부터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7일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이후 매일 약 2만톤(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하하지 못한 제품은 약 11만t이다.

제품을 쌓아둘 창고마저 부족해 도로나 공장 주변에 쌓아두고 있다. 이마저도 한계에 이르면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총파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일 안에 열연, 후판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시 고로(용광로) 가동도 중단될 수 있다.

이 밖에 석유화학 업계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며 회복세를 기대했던 경제상황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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