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가 지수가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4일 2500대 아래로 떨어진 코스피는 15일인 이날에도 다시 1.8% 떨어지며 하루 만에 2450선 아래로 내려왔다. 대장주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도 2% 가까이 하락하며 6만원선이 위태로워졌다. 코스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날 하루에만 약 3% 급락하며 결국 800선이 붕괴됐다.
국내 주가 지수가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김상문 기자
언뜻 이번 폭락장의 원인은 비교적 명확해 보인다. 우선 지난주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미국 증시에 충격을 던졌고, 우리도 그 여파를 받았다. 더욱이 지금은 미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진행 중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5월 CPI로 확인됐듯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제 시장은 0.75%포인트 인상의 '자이언트 스텝'까지 시야에 넣고 있다. 심지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포인트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경우 내달로 예상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파격적인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 증시의 충격은 이와 같은 시나리오들이 종합적으로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혼란상에 가깝다.
문제는 이 혼란의 ‘바닥’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코스피의 심리적 저항선을 2500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왜냐하면 2500선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배, 즉 ‘장부가’에 해당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지선은 불과 며칠 만에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코스피는 지난 2020년 11월6일 이후로 처음으로 PBR 1배 이하로 내려왔고, 이제는 전문가들도 쉽사리 전망치를 내놓길 꺼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선 코스피가 23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2280~2300선은 PBR의 0.9배가 되는 자리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5월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통제 의지가 재확인 됐다”면서 “국내 금리도 FOMC를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의 수급 공백 등으로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 한 고위 관계자는 “FOMC 금리 인상 이후 내달 13일 한은 금통위까지는 거의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는다”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외에 가용한 카드가 전무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시장의 혼란이 매우 우려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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