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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북 코로나19 지원

2022-06-15 23:28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김소정 외교안보팀장

[미디어펜=김소정 외교안보팀장]윤석열정부가 출범한지 한달여가 지난 지금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나왔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다시 ‘한반도 비핵화’ 용어가 사용되고, 대북 코로나19 지원이 현안 중 하나가 됐다. 북한은 지난 5월 12일 코로나19 대유행을 발표했으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지 이틀 뒤였다. 2년여간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해왔던 북한이 이 시점에 “지난 4월부터 열병이 확산돼 35만여명의 유열자가 집계됐다”고 밝혔으니 외교전략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최근 강경일변도였던 바이든정부가 고위급 인사의 친서를 북한에 보낸 사실도 확인되는 등 미국도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물밑소통의 계기로 삼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 통로에 중국이 있었을 것이고, 중국을 매개로 삼은 바이든정부가 이전과 달리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5월 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예상됐던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지연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이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하니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린 북한의 핵실험 셈법의 결과가 주목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염원했던 남북 코로나 방역협력에 대해 북한은 윤석열정부 임기 초 뜻밖으로 기대감을 높인 점이다. 이 때문에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이후 이어지는 한미 간 각급의 대화에서 대북 코로나19 지원 의지는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다시 주목되는 것은 미국측의 대북 물밑접촉은 있었지만 한국측의 물밑접촉 시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윤석열 대통령도 다른 보수정부 대통령처럼 남북정상회담 기록없이 임기를 마칠 가능성도 커져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계기 평양시 안의 대학생, 근로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2022.5.2./사진=뉴스1


사실 윤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에 정치인이 아닌 외교 전문가를 등용하면서 창의적인 대북·외교정책에 기대를 모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한 것이 돋보였다. 한일관계를 국내 정치용으로 삼던 아베 신조 내각이나 이에 맞불을 놓았던 문재인정부 시절과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오는 7월 참의원선거에서도 승리하면 온건한 대한국 외교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고,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데 한일관계 못지않게 북핵 문제도 시급하고, 북한 문제는 비핵화 협상뿐 아니라 이산가족과 국군포로, 전시 납북자 등 인권 차원에서도 보수정부의 중요 과제로 꼽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하는 분야이다. 문재인정부가 남북 및 북미 대화에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인권 문제를 외면한 측면이 있었고, 이 때문에 대화전략이라고 할 만한 선택들마저 ‘북한 눈치보기’로 비판받았다. 여기에 2020년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할 때 거의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국민의 지지도 크게 상실했다. 

역대 진보정부는 대북정책에 ‘북핵 협상론’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문재인정부도 그 원칙을 실천했지만 여기에 북한인권 문제를 더했더라면 대북정책에서 국민통합을 이루고, 그 힘으로 기대하지 못했던 성과까지 낼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런 교훈으로 윤석열정부는 지금과 같은 ‘선 비핵화’ 대북정책에서 변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현 정부의 ‘담대한 계획’은 과거 이명박정부의 ‘비핵·개방·3000’처럼 ‘선 비핵화’가 전제되어 있다. 지난 남북 및 북미 대화를 거꾸로 돌려 원점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래서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없다. 대북정책에는 엄중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에서 벗어날 전략이 포함되어야 하고, 그래서 대북협상은 필요하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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