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MZ세대가 해외 명품 등 고가 품목의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 백화점 업계는 ‘전용 멤버십’ 출시로 본격적인 모객에 나섰다. 연간 수천만 원 이상 구매 기준인 기존 VIP제도와 달리, 가입 문턱을 낮추고 충성고객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16일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모두 MZ세대를 겨냥한 멤버십 제도를 선보이고 있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이 속한다.
더현대서울 ‘클럽 YP 라운지’ 내부 전경/사진=현대백화점 제공
3사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이 2017년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섰다. 전용 멤버십은 아니지만, 연간 구매액 400만 원만 충족하면 ‘VIP 레드’ 등급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젊은 소비자층 유입을 위한 조치다. 기존에 가장 낮은 VIP 블랙 등급이 연간 800만 원 이상을 써야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백화점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신세계백화점 VIP레드 혜택은 패션·잡화 최대 7% 할인, 멤버스바 이용, 무료 주차 서비스 등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0~30대 전용 VIP 멤버십 프로그램 ‘클럽YP’를 출시했다. 나이 제한을 둔 VIP 제도는 백화점 업계 최초다. 39세 이하 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연간 300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이나 기부 우수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이 가입 대상이며 연간 5000여 명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클럽 YP가 되면 발렛파킹, 명품 구매 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을 혜택으로 제공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클럽 YP 라운지’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기존 VIP 라운지가 흰색·검정 등 무채색 계열의 색상으로 차분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클럽 YP 라운지에는 파랑·노랑·초록 등 강렬한 원색 계통을 사용했다. 일반 VIP 라운지와 달리, 리셉션 데스크가 오픈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소비자 호기심을 끌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며 “최근 유통업계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영 앤 리치(Young & Rich·젊은 부유층)’를 겨냥한 전용 멤버십을 만들어 ‘핀셋 케어’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와이 커뮤니티 대표 이미지/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올 1월 시작한 ‘와이 커뮤니티(Y Community)’는 20~35세 대상 유료 멤버십 제도다. 할인폭이나 무료 주차 이용횟수를 늘리고,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차별화 한 혜택을 추가했다.
가입 시 10만 원 상당의 웰컴 기프트 중 개인 취향에 맞는 선물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웰컴 기프트는 ‘호텔 애프터눈 2인 티세트’다. 점포 별로 롯데백화점 본점 회원은 ‘롯데호텔 서울’에서, 잠실점 회원은 ‘롯데호텔 잠실’에서 즐길 수 있다. 조말론 이나 딥디크 등 니치향수 10만 원 이용권 등도 있다.
각 점포별 특화된 웰컴 기프트도 인기다. 본점에서는 고급 식사부터 미디어 아트 전시, 잠실은 화제의 ‘고든램지 버거 식사권’ 등이 있다.
10만 원 가입비에도 오히려 ‘가성비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누적 회원 수 2000명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기 회원 멤버십 가입 기간(본점 3~5월, 잠실점 1~4월) 중 해당 점포구매 매출이 전년 동 기간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만족도 조사 결과 약 90%의 회원이 재가입을 희망했다.
현종혁 롯데백화점 잠실점장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방법으로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멤버십 제도를 출범해 기대보다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MZ세대를 비롯해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