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제2부속실 폐지'라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과 맞물려 부인 김건희 여사의 향후 행보가 정치권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선거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패배해 궁지에 몰린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김건희 여사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김 여사에게 남은 선택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논란의 계기는 지난 13일 김 여사가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면서 부터다.
앞서 이전 주말에 김 여사의 팬클럽 경로로 일정 사진이 유출되고 코바나컨텐츠 직원의 대통령실 채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이 악화된 마당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구체적으로는 김 여사를 겨냥해 '공사 경계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비공식 행보라도 영부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은 유권자 수천만명의 투표 끝에 나온 선출직이지만 영부인 직분은 선출직이 아니기도 하다.
특히 연일 야당의 공격타깃이 될게 뻔한데, 제2부속실이라는 공식 채널 없이 '팬클럽 행보'를 이어가는 김 여사 선택이 국민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평가도 불거졌다.
6월 17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자들과 함께 국민 의례를 갖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제2부속실 폐지 공약에 대한 이행 의지에 따라 현 부속실 인원을 충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 여론을 들어가면서 어떤 식으로든 정리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부속실에서는 현재 행정관 4~5명이 김 여사 업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맞물려 오는 29일 윤 대통령이 참석할 나토정상회의에도 김 여사가 동행할지 여부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던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해외에서 열리는 다자외교무대에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데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여사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6건의 외부 일정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에 나섰다.
지난 한달간 잠행 모드를 벗어난 김 여사는 1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동물권 보호 및 소외계층 봉사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앞으로 김 여사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가지다.
상당수 국민들이 갖고 있는 '영부인' 이미지를 깨지 않기 위해 사적인 행보를 극도로 자제하거나, 또는 기존 부속실이든 제2부속실 신설이든 공적 영역 내에서 영부인으로서 정리된 행보를 이어가거나. 이 두가지다.
이 두가지를 병행하든 '광폭행보'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가든, 김 여사에게는 어떤 선택이든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윤 정부가 공식 출범한지 6주 밖에 지나지 않은 이상, 영부인 리스크를 김 여사 스스로 최소화할 필요는 있다. 김 여사는 물가 급등 등 대내외적 경제 여건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악화되어 국민 여론이 극도로 예민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