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으로 국내 정치가 식물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남미 4개국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잇단 '사회 개혁'을 언급하며 부패척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중남미 두번째 방문국인 페루 동포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적폐 해소와 사회적 개혁에 박차를 가해 경제 재도약을 반드시 이루고 희망의 새시대를 열어 갈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세번째 방문국인 칠레 동포간담회에서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페루 리마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의례적인 언급이라기보다는 동포간담회가 국내 현안과 관련해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임을 감안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초 중동 4개국 순방때는 "사회전반에 혁신의 물결이 넘칠 수 있도록 하다"며 '혁신'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번 순방때는 '혁신'이란 단어 대신 '개혁'이란 단어로 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동포들에게 사회 개혁의 메시지를 강조한 것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국내 정치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칠레 순방중 이완구 총리의 사의표명을 보고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주기 바란다"며 성완종 파문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중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혁신'의 수준을 넘은 '개혁'을 강조한 것은 성완종 리스트로 불거진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강한 의중을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성완종 파문으로 여론 악화를 넘어 국정 동력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자 '개혁'이라는 강도높은 단어 언급, 정면돌파와 함께 국정과제 추진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