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 연중기획] "시장을 물흐르듯이" 핀테크가 시너지다(3편)
편리한 삶과 문화의 변화 기폭제 '핀테크'
안방과 영화관에서도 재테크와 자산관리
서울 은평뉴타운에 사는 가정주부 김 모(31)씨는 미용실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본다. 아파트 관리비 납부는 물론 은행 계좌의 잔액 조회, 송금과 같은 은행 업무를 모두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처리한다.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거나 교통비를 지불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 씨에게 스마트폰은 일정 뿐 아니라 재정 관리까지 봐주는 훌륭한 비서나 다름없다.
핀테크가 모바일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더 나아가 핀테크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 컴퓨터로 자동화된 ‘스마트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SF(공상과학)영화에서 보던 미래 세계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인터넷 뱅킹의 일상화
핀테크는 ‘전자결제’ 분야에서 시작돼 점차 예금, 대출, 투자와 같은 금융업 본연의 업무로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보안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핀테크 현황과 전망, 주요이슈’ 보고서에서 실생활과 밀접하고 기술접목이 쉬우며 진입장벽이 낮은 전자결제 분야를 시작으로 핀테크 산업이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으로 송금, 결제 등이 가능한 전자금융, 모바일뱅킹을 중심으로 핀테크가 꽃을 피우고 있다. 모바일로도 결제 및 송금을 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 핀테크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구글과 애플이 세계 금융시장과 경쟁, 글로벌 금융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핀테크 발전으로 인해 이용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터넷뱅킹에 등록한 사람의 수는 1억319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8.1% 증가했다.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수가 연간 기준으로 1억 명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 모바일뱅킹이 확산된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지난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전년보다 29.6% 급증한 4820만 명에 달했다. 모바일뱅킹의 이용건수와 금액은 각각 3099만 건, 1조7976억 원으로 전체 인터넷뱅킹의 증가세를 주도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핀테크가 결제분야를 넘어 다른 금융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데이터 분석과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래SF 영화에 출현한 스마트 세상의 초석
최근 IT(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분석이다. 금융, 특히 핀테크 분야에서도 이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초기 단계의 사물인터넷 기술인 NFC(무선근거리통신망)과 블루투스, QR코드 등이 상용화돼 결제시스템의 편의성은 눈에 띄게 향상시키고 있다. 이제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면서 자리를 이동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주문·결제하는 것까지 가능해졌다.
사물인터넷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주문, 결제, 배달까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스마트한 세상이 되는 것도 머지않았다. 현재 IT업체들은 드론, 무인차 등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 애플워치, 갤럭시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 장치와 지문과 정맥 등 생체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이 접목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안경, 시계, 옷 등을 통해서도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날이 머지 않았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의 진보는 인터넷 전용 은행이나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온라인 금융서비스의 등장을 재촉하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은행에 가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보험·투자상품과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P2P(개인간) 중개플랫폼이 활성화되면 대출회사 따위는 필요치 않게 될 전망이다. 핀테크가 발전하면 개인이 투자자이자 고객이 된다.
영국 금융시장 분석가 크리스 스키너는 자신이 펴낸 ‘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에서 “은행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은행이 아니다”라며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이 되는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핀테크가 금융 환경 전반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터닝포인트가 멀지 않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