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가 18년 만에 다시 국내기업의 품으로 돌아왔다.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자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쌍용차는 성공적인 재매각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들이 남아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다만, KG그룹은 풍부한 자금력과 조직력, 그동안의 경영성과 등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여럿 기록해왔기 때문에 기존 매각때와는 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쌍용차 매각주간사와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예정자로 확정된 KG컨소시업은 내달 말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8월말까지 관계인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관계인 집회와 함께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 계획대로 본격적인 쌍용차 재건에 나선다. 회생의 관건은 크게 기술독립과 수출시장 복원이다.
앞서 2004년 중국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별다른 추가 투자를 단행하지 않았다. 당시 쌍용차가 거머쥔 커먼레일 엔진과 모노코크 SUV 설계기술을 빼낸 뒤 회사를 M&A 시장에 던져버렸다.
2010년 인도 마힌드라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쌍용차가 마힌드라에게 기댈 수 있었던 것은 자금력이 사실상 전부였다. 그들에게 설계 기술은 물론 전동화 전략도 배울게 없었다. 그나마 자금력 역시 코로나 쇼크 이후 끊어졌다.
결국 쌍용차가 이번 재매각을 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기술 독립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코란도를 바탕으로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으나 여전히 선진 메이커와 격차가 뚜렷하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 BYD와 배터리 기술 개발 및 배터리 팩 생산과 관련한 기술협력에 나선 상태다.
단기간에 전동화 기술력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거꾸로 중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될 당시와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수출 시장의 회복도 관건이다. 인도 마힌드라에 매각될 당시 월 평균 8000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절반을 수출시장에서 채웠다. 하지만 요즘은 당시와 비슷한 판매기록을 세우고 있으나 수출 비중이 10%대에 머물러 있다.
경영 전략도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쌍용차는 2000년대 초 렉스턴의 성공에 힘입어 연간 16만 대 체제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때가 정점이었다는 것이다. 고급차와 SUV라는 두 가지 니치 시장을 겨냥했으나 당시만 해도 세단을 중심으로 한 대중차 브랜드의 성장세가 거세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쌍용차 회생에 불씨를 지폈던 모델 모두 니치 모델이다. 국산차 가운데 유일한 픽업형 SUV를 비롯해 누구도 뛰어들지 않았던 소형 SUV 시장에 티볼리(2015년)를 앞세워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대중차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와 경쟁보다 차별화된 니치 브랜드 전략이 절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공적인 '니치 브랜드' 경험을 갖춘 경영인이 절실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고급차와 SUV에 특화된 니치 브랜드였던 만큼, 대중차와 경쟁하는 대신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 등 틈새를 파고들 수 있는 경영전략이 주요할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