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불법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진 메리츠금융지주 전무가 자산운용 대표직을 겸직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증권업계의 긴장감도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이복현 금감원장의 스탠스가 기존에 우려된 것보다는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사표가 사임한 가운데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의 다음 행보에 대한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의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30일 자산운용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불법투자 의혹이 불거지며 사직 의사를 밝힌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공석은 이동진 메리츠금융지주 전무가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자리에 재직 중이던 존리 대표는 각종 방송이나 강연에 나와 주식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해 ‘동학개미들의 선봉장’이라는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원래 오는 2023년 3월까지가 임기였지만 이번 논란으로 지난 27일 사표를 제출했다.
존리 대표는 친구가 2016년 설립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업체 P사에 아내 명의로 2억원(지분 6.57%)을 투자한 의혹을 받는 중이다. 해당 투자로 존리 대표의 아내는 P사의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으며, 메리츠자산운용은 2018년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펀드를 설정해 설정액(60억원) 전량을 P사의 P2P 상품에 투자한 사실도 밝혀졌다.
현재 금감원은 존리 대표가 아내 명의를 빌려 지분 투자를 진행했는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회사 측은 “P2P 플랫폼 사모펀드 전부 연 12%의 수익을 실현해 왔으며 해당 사모펀드 투자자와 메리츠운용에 손실은 없다”는 입장을 냈다.
금융투자회사들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지난 28일 이복현 금감원장과 금융투자권역 최고경영자(CEO)들이 만난 자리는 이러한 우려와 기대가 함께 드러난 자리였다. 이날 이 원장은 증권사 CEO들에게 “최근 심각성을 나날이 더하고 있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자본시장의 안정성 저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성과 유동성 등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다만 이번 간담회 자리에선 일각에서 우려한 것과 같은 강경한 표현이 나오진 않았다. 이번 간담회에 앞서 열린 은행장들과의 만남에서보다도 오히려 포용적인 자세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취임 직후 라임·옵티머스 사태 ‘재조사’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 자리에선 “취임 직후 말했던 (라임·옵티머스과 관련된) 것은 원론적인 것이었다”며 “사모펀드 관련 저희가 진행하는 전수조사 외에 특별히 지금 무엇을 할 생각은 없다”고 언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나온 금감원장의 워딩 자체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강경 일변도는 아니었다”면서도 “첫 간담회 자리임에도 라임·옵티머스 관련 증권사(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들이 빠지는 등 여전히 이례적인 구석은 엿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