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기업을 후대에 넘겨줄 때 매기는 과도한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반자유 정서, 어떻게 바꾸나’를 주제로 열린 제4차 MP기업경제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해 “재산의 대상이 기업이나 대기업일 경우, 상속세를 추가로 20% 더 내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황 교수는 자유에 기반 한 정책이 성공하려면 그 전에 ‘반자유 정서’부터 극복해야 하는데, 자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재산권’ 보호를 위해 과도한 상속세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심히 일해서 일군 재산을 처분할 때 과도한 세금을 매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 모든 것이 ‘반자유 정서’에 기반 한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 가업상속제도를 무력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 ‘국민정서’와 ‘국세청’ 문화에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세청의 경우 국민들이 재산을 모으면 ‘그것의 절반은 국가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찾아 세금을 매기는 곳이라고 규정했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3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반자유 정서, 어떻게 바꾸나’를 주제로 열린 제4차 MP기업경제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그는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숨기거나 다른 방법을 써서 내지 않으면 찾아내서 과세하고 검찰에 고발해 징역을 살게 하는 업무를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완장을 찬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비판했다.
반 자유 정서에 기반한 국민의 인식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020년 8월 리서치앤리서치와 함께 ‘전 국민 의식 조사’를 진행했던 황 교수는 “당시 ‘우리나라는 부자들의 세금부담이 낮기 때문에 부자들에 대한 상속세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명제에 64.7%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아니라고 답한 국민은 14.9%에 그쳤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 모든 것이 자유, 기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1380만명의 주식투자자들에게 주가 상승으로 자산을 두 배 이상으로 만들어 주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주주는 50~60%에 달하는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위해 가능하면 회사의 이익이 많이 나지 않고 R&D와 기술개발을 위한 유보금을 쌓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순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모순을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지금이 한계”라며 “이 모순을 제거하면 10년 이내 G7 경제강국에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3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반자유 정서, 어떻게 바꾸나’를 주제로 열린 제4차 MP기업경제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상속세를 유예해주는 경제 정책 방안이 언급되긴 했지만 대기업을 상속할 때 지불해야 하는 ‘최고세율 60%’라는 수치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황 교수는 이 지점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저평가 돼 있는 한국 주식시장의 원인이 ‘상속세’에 있다”며 “황 교수는 기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바꾸게 될 경우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이득세는 자본자산의 매각에서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에 대한 조세다. 자본자산은 1년 이상 보유하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기업 매각, 파트너 지분, 특허권 등을 포함한다.
황 교수는 “기업승계 시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전환하면 잃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기업주는 자연스럽게 승계를 할 수 있고, 국가는 상속세 이상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고, 청년들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굳이 해외에 투자할 요인이 사라지고,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가 늘어날 것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져 주가가 2~4배 오르는 것은 물론, 1380만 주식투자자들의 주식 재산 또한 2~4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