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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 '푸틴의 야망과 좌절'

2022-07-01 14:34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지금 세계는 자유민주진영과 전체주의진영 간의 대격돌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냉전 해체 이후 평화에 대한 환상과 전체주의 국가와도 공존이 가능하다는 식의 미몽에 빠져 있던 자유민주 국가들을 일깨우고 있다.-116p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많은 의문과 함께 전쟁의 참상을 일깨우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던져주고 있다.푸틴은 왜 이웃 우크라이나를 향해 총구를 겨눴을까? 서방세계는 왜 직접적 군사개입을 자제하고 있는가? 이 전쟁은 귀결점은 어디일까? 숱한 의문 부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 책이 국내 전문가들에 의해 출간됐다. '푸틴의 야망과 좌절(김영호 외 3인·글통)'은 힘의 논리와 국제정세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교훈과 함께 경각심을 일깨운다.

 "(러시아)사람에게는 얼마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톨스토이의 질문을 모티브로 해서,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와 푸틴의 리더십, 러시아인들의 정체성 등에 대해서 필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대답을 던지고 있다. 

거대한 땅, 거기서 연유하는 정체성 혼란, 자의식의 진공 상태에 스며든 권력에의 집단적 굴종 욕구라는  삼박자가 러시아의 오늘을 이해하는 삼위일체 요소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무자비한 짜리즘의 철권통치가 내어 준 빈 자리를 소련공산당이 차지하고, 80여년이 채 안 되어 다시 공산당은 자리에서 내려왔다.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서구냐 슬라브냐를 놓고 방황하던 러시아는 호모 소비에쿠스의 파탄을 돌아서 이제 유라시아라는 돌파구를 통해 또 한번의 정체성 정립을 시도하는 듯하다. 

하지만, 러시아 자체의 매력으로 주변을 끌어들이는 구심력적인 유라시아의 중심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확산하려는 구심력적인 유라시아는 러시아에게나 주변 국가들에게나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여기서 높은 지지율에 힘입은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은 정치적 안정이 아니라 리더십 탈선과 오만, 무모함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푸틴의 높은 지지율은 러시아인들에겐 다시 독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집권당 내부의 리더십 교체 가능성까지 조금스럽게 필자는 내다본다.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군사력 세계 2위인 러시아가 22위에 불과한 우크라이나를 손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그러한 판단을 무색하게 만들며 전혀 다른 국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쟁을 수행하는 양국의 지도자의 특성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푸틴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결국 그는 그 누구의 말도 믿지 않으며 과거 정보를 독점했던 KGB 정보요원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신만이 모든 정보를 알고 통제하고 있다'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정보기관이 독재자의 정권보위기관으로 변질되었을 때의 문제점은 물론 세계 2위라는 러시아군의 실체적 능력을 평가하고 정량적 군사력의 우위보다는 전쟁에 임하는 병사들의 의지와 잘 훈련 받은 개인 전투능력 그리고 지휘부의 종합적 작전수행능력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정치 질서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크다. 우선 전쟁 이후 유엔 마비 사태는 유엔의 위상 약화와 유엔 개편 논의를 촉발할 것이다. 다음으로 전쟁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독채제제 국가들 사이의 대립을 더욱 격화시킬  것이다. 또한 이 전쟁은 핵 공격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국가들의 핵정책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저자는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에게 주는 교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먼저 이 전쟁은 한국에게 한미동맹 강화가 한국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음으로 이 전쟁은 한국에게 핵 억지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준다. 

마지막으로 이 전쟁은 한국인들에게 '의존적 안보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나토에 가입하지 못했고, 핵을 폐기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은 북핵 위협의 당사자인 한국이 좀 더 자율적이고 적극적 의식으로 안보 위협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저자들의 일면을 보면 이 책이 가진 깊이와 혜안을 짐작할 수 있다. 김영호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지수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공부하고 소련과 북한의 관계사와 북한정치사를 주로 공부하고 있다. 

우평균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정치 및 군사, 한반도 안보 등의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와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에서 연구교수를, 통일연구원에서 객원연구위원을 지냈다. 

박진기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국회 산하 싱크탱크인 케이정책플랫폼(K-POL)의 연구위원이다. 오랜 기간 대통령 직속기관에서 국가정책 수립 및 정보분석 전문가로 활동하였으며 KAIST 총동문회 이사,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추천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이 책을 소개한다. "6·25전쟁의 데자뷰라고 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리가 얻을 교훈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사회에서 국가전략의 방향도 제시합니다. 국제정세를 실체적으로 보고 느끼길 원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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