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국내외 금리 상승기에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관계부처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사진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고 최근 경제·금융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과제와 공조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4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고 최근 경제·금융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과제와 공조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현재의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가지고 주요 이슈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공동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국내외 금리 상승기에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의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연다.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를 기록하며 2008년 8월(5.6%)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번 주 발표되는 6월 상승률은 5월 수준을 껑충 뛰어 6%대를 웃돌 전망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국제 곡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7월과 8월 물가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정부도 8월까지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 부총리 지난달 26일 "6월 또는 7~8월에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도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위 회의에서 "6월 소비자물가가 6%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넘어선 것은 약 24년 전인 1998년 11월(6.8%)이 마지막이다.
여기다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물가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이어가면서 '한미간 금리역전'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지적된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 이에 따른 물가상승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1.75%)와 미국 기준금리(연 1.50~1.75%)의 상단은 같은 수준이다. 한은이 오는 13일 금통위에서 빅스텝에 나서더라도 미국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 높아지는 한미간 금리역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수장들은 "금융·외환시장, 가계부채 및 소상공인·청년층 등 취약차주 부채, 금융기관 건전성, 기업 자금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장들은 앞으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리 상승 관련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