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은 정권 교체를 필두로 다양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분양시장의 경우 '패닉바잉' 열풍과 함께 과열 양상을 띄었던 예년과 달리 금리 인상, 대출 규제 확대 등 이슈와 맞물려 수요자들의 '옥석 고르기' 현상이 심화된 상황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민간 주도 공급 확대'를 천명한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공급 실적을 분석했다.<편집자주>
[상반기 분양결산-10대 건설사②]'최고 경쟁률'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84㎡ '국평' 위상 입증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상반기 10대 건설사 분양 단지 중 평균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이었다. 전용면적 84㎡는 전체 분양 단지 중 절반에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국민 평형’ 위상을 입증했다.
상반기 주요 단지 청약경쟁률./그래픽=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5일 미디어펜이 올해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별 1순위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DL이앤씨가 지난달 공급한 해당 단지는 일반분양 기준 103가구 모집에 1만774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72.2대 1을 나타냈다.
평균 경쟁률은 1순위 접수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평형별 경쟁률은 1순위 중 해당지역 접수 건수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단지는 84㎡A·B·C 등 3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이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타입은 84㎡B 타입이었다. 21가구 공급에 해당지역 기준 1370개 청약통장이 접수돼 22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나머지 84㎡A와 84㎡B도 각각 해당지역 기준 215.1대 1, 170.6대 1로 모든 타입이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경기에서 진행한 청약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다.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6억원대로 형성됐다. 바로 옆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 84㎡가 올해 1월 12억3000만원(11층)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최소 4억~5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5년간 거주 의무가 있으며 전매 제한 기간은 8년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되고 경기와 서울 등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자도 모두 청약이 가능했던 만큼 수요자가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지난 2월 공급한 '포항자이 디오션'과 지난달 분양한 '강서자이 에코델타'가 각각 1순위 평균 세 자릿수 경쟁률로 '더블 히트'를 기록했다.
포항자이 디오션은 일반분양 기준 101가구 모집에 1만2526명이 몰려 12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32가구를 공급하는 강서자이 에코델타는 총 1만5163개 청약통장이 접수돼 경쟁률 114대 1을 기록했다.
그 외에 현대건설이 지난 3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80.1대 1)'를 비롯해 △SK에코플랜트 센텀 아스트룸 SK VIEW(75.7대 1) △삼성물산 래미안 포레스티지(59대 1) △포스코건설 더샵 송도아크베이(47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 자존심 지킨 ‘국민 평형’ 84㎡…소형보다 대형 선호
수요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평면은 이른 바 ‘국민 평형’ 84㎡였다. 상반기 10대 건설사가 공급한 48개 단지 중 절반에 해당하는 24개 단지에서 84㎡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제 접수 건 수로도 84㎡ 비중이 가장 높았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27일 기준) 신규 단지에 접수된 1순위 청약통장 92만5698건 중 절반이 넘는 52.3%(48만4426건)가 84㎡에 몰렸다.
전반적으로 분양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국평’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는 평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84㎡형 인기가 높은 이유는 3040세대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수요층이 있기 때문”이라며 “면적 대비 넉넉한 수납공간과 공간설계를 제공하는 점도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매매 및 청약시장 열기가 하락세를 보임에도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 수요는 꾸준하다”며 “탄탄한 수요층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신규 단지의 84㎡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전체의 약 23%에 해당하는 11개 단지에서는 100㎡ 이상 대형 평수가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삼성물산이 지난 1월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포레스티지 115㎡는 347.5대 1의 경쟁률로 ‘대박’을 터뜨렸다.
반면 단지별 최저 경쟁률 타입은 대체로 84㎡ 미만 중소형 평수 비중이 높았다. 전체 단지 중 17개 단지(35%)에서 84㎡ 미만 평형이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부동산R114가 상반기 청약경쟁률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85㎡ 초과 면적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6.04대 1로 85㎡ 이하(10.97대 1)보다 높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중대형 평형은 추첨제 물량 때문에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59㎡ 등 중소형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장기간 거주하기 용이한 중대형 평형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