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4일 “저는 남북관계가 앞서 나가야 할 때는 과감하게 앞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의 신뢰를 구축해나가면서 동시에 비핵화의 여건을 마련해가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7.4 남북공동성명 50년 기념행사에서 “어떤 사업을 어느 수준에서 추진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라는 큰 목표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남북관계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지, 초당적인 고민을 통해 중지를 모아야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초당적 합의 없는 남북협력사업 추진은 사업의 규모와 방식을 떠나 필연적으로 소모적 정치 공방과 갈등을 불러온다”며 “그런 만큼 우리 내부의 진영간 갈등을 풀어내고 초당적 신뢰와 협력의 틀을 만드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 장관은 “남북협력사업을 선제적으로 추진해나가려면 국제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있어야만 어떤 사업이라도 안정적으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로 “7.4 공동성명 이후 지난 50년동안 남북 간에 개최된 회담만 680회가 넘었고, 체결된 합의서도 230개가 넘는다”며 “대화는 꾸준히 늘었고 합의도 많이 있었지만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진전이 이뤄졌는가 하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는 아쉬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전진하는가 하면 후퇴하고, 문이 열리다가 다시 닫히곤 하는 답답한 상황을 반복하는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북한이 합의를 어기고 핵을 개발하면 대북제재가 뒤따를 수밖에 없고, 약속했던 협력사업들이 무산되면서 불신이 쌓이는 악순환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만큼 북한의 핵개발을 그대로 놓아두고는 근본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길이 없다. 남북이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고 남북관계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면 북한 핵개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남북협력사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공감대뿐 아니라 북한 당국도 믿고 따라올 수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할 말은 제대로 하면서, 실천가능한 약속을 하고 지켜나갈 때 남북 간 신뢰의 틀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저는 원칙을 지키되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진영을 뛰어넘는 대북정책의 초당적 합의를 이뤄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실효적이고 지속가능한 남북대화를 위해 비핵화와 정치군사적 신뢰구축, 경제 등 제반 협력을 논의할 새로운 회담의 구조를 구축해나가겠다”면서 “북한도 이제 대남협상과 북핵협상을 분리하는 낡고 관행적인 태도를 바꿔야 한다. 북한 당국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대화에 나와서 이야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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