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자신을 향한 폭로의 배경에 '윗선'이 있다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지난 몇 개월 동안 그렇게 기다렸던 소명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이렇게 무겁고 허탈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심의·의결을 위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에게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은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JTBC는 이날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을 폭로한 장모 씨가 윗선(정치인)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음성 파일을 보도했다. 해당 파일에는 장모 씨가 김 실장에게 7억 원의 각서를 받은 것은 돈 보다는 위선의 다른 목적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대표는 “드디어 세 달여 만에 이렇게 윤리위에서 소명의 기회를 갖게 된다”라며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윤리위의 출석을 기다리는 사이에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어렵겠지만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정말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뭘 해온 건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목이 상해서 정말 스테로이드 먹어가면서 몸이 부어서 여기저기서 살이 쪘냐고 놀림까지 받아 가면서 선거를 뛰었던 그 시기 동안에도 정말 누군가는 선거를 이기는 것 외 다른 거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라며 “지난 1년 동안 (선거 승리만을 위해) 달려왔던 기간 동안 달리는 저를 보면서 뒤에서는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었고 또 뭘 하고자 기다려왔던 것인지”라고 반문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히면서 목이 멘 듯 말끝을 흐렸다.
이 대표는 “왜 3월 9일날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으며 다시 한 번 또 (나를) 갈아 넣어서 6월 1일에 (지방선거) 승리하고 난 뒤에도 왜 바로 공격당하고 면전에서 무시당했는지..."라며 "뒤에서는 한없이 까내리며 다음날엔 웃으며 악수하려 달려드는 사람과 마주치며 ‘오늘 아침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며 일어났는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침통한 표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정말 지난 1년 동안의 설움이란 것이 아까 그 보도를 보고 진짜 북받쳐 올랐다”며 “모르겠다 제가 지금 가서 준비한 소명을 다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걸 할 마음이나 들지”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성상납 및 품위유지 위반' 의혹에 대한 윤리위 징계 심사는 4시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집권 여당의 당 대표가 당 윤리위 징계 심의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이 대표는 오후 9시 21분께 윤리위에 출석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 중이다.
또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제보자인 장모 씨를 만나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철근 당 정무실장도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소명 절차를 거쳤다. 김 실장은 지난 달 22일에도 윤리위에 출석해 관련 의혹을 해명 한 바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