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가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공행진 중인 국내 물가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인상이지만, 기업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GI는 "금리 역전 자체가 반드시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성장 둔화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과거보다 고통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미 원자재값 상승과 임금인상 압력 등으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이 견딜 수 있도록 금리인상 속도 조절 뿐 아니라 법인세 인하와 투자·상생협력 촉진세 폐지 등 조세부담 완화 정책이 함께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기업들이 생산비용 확대를 판매가격에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 대출 대출을 대상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의 금융지원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GI는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하락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률을 0.96%까지 희생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희생률(0.6~0.8) 보다 높은 수치다.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 금융부담 가중도 언급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이 2019년 12.4%에서 지난해 16%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SGI는 빅스텝이 이뤄지면 외국인자금이 유출될 수 있으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도 3조9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중 중소기업의 대출은 2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 전반에 방대하고 장기적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통화정책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비롯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