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편의점 업계가 드론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잇달아 개시했다. 아직까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포는 한정적이지만, 규제 완화와 함께 드론 배달이 상용화되면 업체 간 근거리 배송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7월6일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사진=BGF리테일 제공
1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씨유(CU)와 세븐일레븐이 이달부터 드론 배달을 시작했다. GS25에서도 드론 배달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서비스를 시작한 CU의 첫 번째 드론 배달 점포는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CU영월주공점’이다. 배송 가능 지역은 점포로부터 약 3.6km 거리에 위치한 오아시스글램핑장이다.
드론 배달의 장점은 속도다. CU 배달에 사용되는 드론은 무게 17㎏, 1,790ⅹ1,790ⅹ700㎜ 크기다. 약 20분 동안 충전 없이 비행 가능하다. 최대 속도는 36㎞/h로 전기 자전거의 최대 속도 대비 2배 가량 빠르다.
실제 ‘CU영월주공점’에서 글램핑장까지 드론 배달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0분이다. 이륜차 배송과 달리 라이더 배차 대기, 교통 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이라고 CU 관계자는 설명했다.
CU 드론 배달 서비스는 현재 전화 주문으로 가능하고, 오는 15일부터는 보헤미안오에스에서 개발·운영하는 드론 전용 배달 앱 ‘영월드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드론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캠핑장 내 픽업존’ 등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배달료는 무료다.
세븐일레븐도 오는 13일 경기도 가평에 있는 매장에서 드론 배달 시연을 한다.
지난해 10월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드론 배송 서비스 및 사업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파블로항공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미국 드론 스테이션 개발사 에바(EVA), BMW 아메리카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드론 전용 스테이션을 개발했다. 세븐일레븐 거점 점포에 드론 전용 관제탑을 설치했다.
세븐일레븐은 가평 지역 마을 주민과 주변 캠핑촌, 팬션 이용객 등을 드론 배달 서비스 주요 소비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드론 배달 상용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규제 완화라고 입을 모은다.
CU의 경우에도 항공안전기술원 비행 승인이 누락되면서 서비스 시행이 연기될 뻔 했다. 안전요원을 별도 배치하는 등의 ‘가시권 비행 조건’을 보완해 드론 배달을 진행할 수 있었다. 무인 드론을 조종하려면, 관제자가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야 한다. 결국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한 무인 비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6월 정부는 신산업 규제 개선안을 발표하고, 드론·무인로봇 배송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현행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상 택배사업 수단은 이륜차와 화물차만 허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드론과 무인로봇도 생활물류 서비스 운송수단으로 허용한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특별비행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까다로웠던 드론 야간비행 시 필수 구비장비 및 시설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