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티웨이항공이 추석 연휴 국내선 항공권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쟁사 대비 현금을 조기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옴과 동시에 재무 구조 개선에 방점을 둔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티웨이항공 A330-300 1·2호기./사진=티웨이항공 제공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9월 추석 연휴 △김포-제주 △대구-제주 △광주-제주 △청주-제주 △광주-양양 등 국내 5개 노선 263개 항공편 항공권을 지난 7일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이를 통해 티웨이항공은 좌석 5만여 개를 공급한다는 입장이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노선 고객에게 기내 수하물 10kg과 위탁 수하물 15kg(이벤트·스마트 운임) 또는 20kg(일반 운임)을 무료 제공한다. 부가 서비스 번들을 이용하면 추가 위탁 수하물 구매·사전 좌석 지정·수하물 우선 처리 서비스 등을 할인 가격에 이용토록 했다. 이 외에도 티펫(t’pet) 서비스를 통해 최대 9kg까지의 반려 동물 기내 반입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이 이처럼 조기 마케팅을 전개하는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무 상황 타개를 위한 방책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자료에 의하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티웨이항공의 2020년 결손금은 1241억 9800만 원이었고, 지난해에는 2743억 7100만 원, 올해 1분기까지는 3114억 7800만 원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금 흐름표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기말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81억 2554만 원, 올해 1분기는 78억 5697만 원이다. 게다가 2020년 1169억 8600만 원이었던 자기 자본(자본 총계)은 2년 새 8.9% 수준으로 급감한 104억 3300만 원에 불과하다. 또한 부채 총계는 5888억 300만 원에서 7668억 8000만 원으로 1.3배 늘었다.
이는 최근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A330-300 여객기를 연달아 3대를 도입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싱가포르 노선에 해당 여객기를 투입했으나 경쟁 항공사 대비 저조한 48% 수준의 탑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울란바토르·다낭·세부·방콕 등 여러 국제선에 신규 또는 재취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큰 폭으로 다시 늘고 있고, 재유행 가능성에 따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티웨이항공이 벌이는 선제 마케팅의 키워드는 IR인데, 그 이면에는 현금 흐름(캐시 플로우)의 불안함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티웨이항공은 투자자들로부터 수차례 유상증자를 받아왔는데, A330과 B737 50대 기단을 꾸리겠다는 정홍근 대표가 미래 비전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질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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