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 하반기 '하이나스(HiNAS) 2.0' 상용화를 위해 자율운항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보트 시연회를 개최하는 등 올 연말 현지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12일 오후 인천 왕산 마리나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신사업 및 영업력 강화를 위해 롤스로이스(R-R) 출신의 칼 요한슨 이사를 영입했고, 군용 무인선 개발에 참여했던 인력 등도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내 벤처 1호로 2020년 12월 출범했으며, 지난해 6월 포항에서 국내 최초로 12인승 크루즈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12일 인천 왕산 마리나에서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선박이 접근하는 선박을 회피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임 대표는 미국 레저보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레저보트의 50%가 미국에 있고, 이를 활용한 문화도 형성된 덕분에 공략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구매력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1단계 기술이 적용된 선박은 이미 200여 척 수주했다"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유조선 및 컨테이너선 등을 대상으로 자율운항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낮은 단계의 솔루션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중으로, 3단계 이상의 기술이 상용화되는 것은 2030년대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 항해를 책임지는 높은 단계의 솔루션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뿐 아니라 제도 개선도 진행돼야 한다"고 설파했다.
아비커스는 이날 레저보트 자율운항 시연회도 개최했다. 250마력 엔진 2기를 탑재한 선박이 사전에 정해진 경로로 이동했으며, 접근하는 선박을 회피한 뒤 '오토 도킹' 기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항구에 접안했다.
이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물표를 탐지하고, GPS와 선박 동역학 모델을 통해 얻은 정보를 분석해 자선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출발지·목적지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항로계획을 설정하고, 증강현실(AR) 화면으로 직관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타선의 위험수준을 구분하기 위해 다양한 색상을 사용한 것과 선원이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선박을 모니터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날 시연에 동원된 자율운항 솔루션은 2단계로, 인공지능(AI)이 항해를 보조하고 선원이 책임지는 방식이다.
12일 인천 왕산 마리나에서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오른쪽)·칼 요한슨 이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앞서 미국 남부 프리포트를 떠난 18만㎥급 초대형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가 파나마 운하와 태평양을 거쳐 33일 만에 충남 보령 LNG 터미널에 도착하기도 했다. 총 운항거리의 절반에 달하는 1만km는 하이나스 2.0 기반의 운항이 이뤄지는 등 자율운항 기술로 대양을 횡단한 세계 첫 번째 사례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하이나스 2.0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을 토대로 하는 기술로, AI가 날씨·파고 등 주변 환경 및 선박을 인지할 뿐더러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명령까지 제어한다.
자율운항 기술은 △해상 운송업계 인력난 해소 △선원의 오류(휴먼에러)의 원천 제거를 통한 안전성 향상 △오염물질 저감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 것으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어큐트마켓리포츠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2028년 2357억달러(약 307조원)까지 연평균 12.6% 성장할 전망이다.
아비커스는 프리즘 커리지호가 최적경로를 지나간 덕분에 연료 효율을 7% 가량 높였고, 온실가스 배출도 5% 가까이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충돌 위험도 100여 차례 피했으며, 미국선급(ABS)로부터 이번 횡단의 결과증명서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과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인지 분야 역량이 높다고 자신한다"면서 "관제센터를 통한 유지보수 등도 검토하는 중으로, 2025년경 지원센터도 만들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