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그간 보합세를 보이던 용산구 아파트 매맷값도 16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스텝'을 단행하며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스텝을 단행하며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맷값이 7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지난주에 비해 0.01%포인트 떨어지며 -0.04%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03%를 보였다. 수도권은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0.05%, 지방은 지난주와 같은 -0.02%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 한강 이북 14개 구의 이번 주 아파트 매맷값은 평균 0.06% 하락했다. 이중 노원구(-0.10%)가 상계동 대단지 위주로, 도봉구(-0.10%)는 쌍문‧방학동 구축 위주로 하락하며 하락폭이 뚜렷했다. 강북구(-0.09%)는 미아뉴타운 위주로 하락 거래가 발생했으며 은평구(-0.07%)는 진관동 등에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매물 누적이 지속됐다.
한강 이남 11개 구는 평균 0.02% 떨어졌다. 강남 4구 중에서는 서초구(0.03%)가 반포동 재건축이나 신축‧준신축 위주로 상승하며 이번 주 서울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상승을 나타냈다. 송파구(-0.03%)는 잠실‧신천동 주요 단지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강남구(-0.01%)는 개포‧수서동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고 매수세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이 서울 아파트 매맷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한은이 물가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영향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지난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며 기준금리를 4, 5, 7월에 걸쳐 3차례 연속으로 올린 것 역시 최초다. 한은이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매물 적체가 지속되고 매수 심리 위축이 이어질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이후 꺾이기 시작해 10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4를 기록했다. 지난주(86.8)보다 0.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의 매매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나타낸 지표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뜻하며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특히 용산·종로구가 포함된 도심권이 84.7를 기록하며 지난주(85.7)보다 1.0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은 81.4로 지난주(82.1)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강남4구가 포함된 동남권도 지난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한 91.9를 나타냈다.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지난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한 79.3으로 이번 주 서울 5대 권역 중 가장 낮은 매매수급지수를 기록했다. 양천·영등포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은 지난주(90.5)보다 0.2포인트 오른 90.7로 5대 권역 중 유일하게 상승했으나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모습을 보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이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부동산 시장에는 매매 위축 영향이 있고 민간 건설 투자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 상황이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면 수요자들의 선호가 몰리는 입지와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 영향을 더 받는 곳에 대한 양극화가 더욱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