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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이어 외교부도 ‘문정부 뒤집기’, 강제북송 사건 쟁점은

2022-07-16 11:32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2019년 탈북어민 북송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칼끝이 문재인정부 청와대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부처들의 ‘입장 바꾸기’가 이어지고 있다. 통일부가 12일 이례적으로 북한 어민들의 강제북송 장면을 공개했고, 외교부는 15일 강제북송 사건 당시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던 답변서가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불과 2~3년 지난 시점에 부처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물론 적극적인 공개 입장표명에 나서고 있는 이번 사건이 지닌 논란성은 ‘인권 문제’이다.   

북한어민들은 북송되기 전 자의로 귀순의향서에 직접 서명하는 등 귀순 의사를 명백히 밝혔다. 따라서 헌법상 우리국민인 탈북자를 강제로 추방시킨 것은 사법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기본 인권과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법에 ‘살인 등 중대한 범죄자에 대해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한 것도 중대한 범죄자에 대해 정부지원을 배제하는 것이지 강제추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이 이틀에 걸친 우리군의 추적 끝에 나포된 점을 들어 귀순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통일부는 첩보 내용, 선원 2명의 분리 신문 결과 어선 안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흉악범, 북한 반응 등을 종합해서 추방 결정을 내렸다고 당시 국회에 보고했다. 

이들은 2019년 11월 2일 나포된 이후 엿새만인 같은 달 7일 추방됐다. 탈북민이 범죄 경력으로 인해 추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국내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탈북민 23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들 중 국내에서 처벌을 받은 사례도 있으므로 2019년 11월 강제북송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 동료선원 16명을 죽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 선원 2명이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되는 모습./사진=통일부

사법부의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이들의 혐의를 정확하게 가려내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했는데도 서둘러 북송시킨 것에 대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가 고문방지협약 가입국인데도 공정한 사법 절차가 없는 북한으로 이들을 보낸 것은 국제법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 측에선 이들의 범행이 해상에서 저질러졌고, 이미 증거도 인멸해서 남측에서 처벌이 어려운 상태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럴 경우 흉악범이 분명한데도 우리의 법체계에서 처벌할 수가 없으므로 범죄인 인도 차원에서 북송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통일부는 12일 오후 탈북어민들의 강제북송 당시 사진을 전격 언론에 공개해 상당히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통일부는 당시 “경찰특공대 호송을 안보실이 주도해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당시 경찰 병력까지 동원돼 강제로 북송하는 과정에서 탈북어민이 벽에 머리를 찧는 등 저항한 장면이 담겨 사진 공개에 배후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통일부에 이어 외교부도 15일 ‘반성문’을 제출했다.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가 유엔에 해명했던 내용에 대해 "부적절했다"고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2020년 2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던 답변서와 관련해 “보편적 국제 인권규범의 기준에 비춰볼 때 우리 답변은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당시 유엔사령부가 문재인정부 측의 북송 지원 요청을 5차례 거절했다는 주장도 최근 나왔다. 유엔사는 문재인정부측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면서 “포승줄, 안대 사용 금지‘ 경고를 했던 것도 알려졌다. 현재 국제 인권단체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강제송환 금지 원칙’ ‘유엔 고문방지협약’ 등을 무시한 반인권적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선 문재인정부 안보실이 주도한 강제북송 사건을 윤석열정부 안보실이 주도해 뒤집으려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16명 살해에 대한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우리국민으로 간주해야 할 탈북어민 2명을 강제북송으로 종결시킨 사건에 대한 ‘인권 문제’ 지적은 이제라도 반드시 규명해야 할 과제가 됐다.
 
전직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SI(특별취급정보)도 틀릴 때가 있다. 나중에 드러난 사실을 보면 큰 사건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면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당시에도 통일부 내부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 무리하게 절차를 건너뛰면 사건이 왜곡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통일부의 사진 공개에 대해 “진실을 바로잡을 자발적인 의지가 포함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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