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21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된 후 52일 간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던 국회가 드디어 문을 열었다. 국회는 20일 오전 본회의(임시회)를 열고 유류세 인하폭 확대·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부동산 세제 개편 등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민생특위)를 구성한다.
여야가 원 구성 합의 전 민생특위부터 가동시키는 것은 위급한 경제 상황속에서도 정치권이 권력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싸늘한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회가 50일 넘게 문을 열지 못하면서 1만6000건의 법안이 계류중이다. 전반기 임기 종료 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여야는 민생특위를 통해 시급한 경제 법안부터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민생특위를 구성한다. 특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고 위원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 6인, 국민의힘 6인, 비교섭단체 1인 등 13명으로 이뤄진다. 특위는 법률안 심사권이 있지만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했다. 활동기한은 올해 10월31일까지다.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7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민생특위 주요 안건으로는 △유류세 추가 인하(조세특례제한법·교통에너지환경세법·개별소비세법)를 비롯해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하도급거래공정화법) △직장인 식대부분 비과세 확대(소득세법) △대중교통비 환급(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 △부동산 관련 제도 개선 등이다.
아울러 여야는 20일(민주당)과 21일(국민의힘) 본회의를 열어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진행한다. 이후 25일(정치·외교·통일·안보)과 26일(경제), 27일(교육·사회·문화)에 대정부 질문을 하기로 했다.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라며 "쇼라도 하라"라고 맹공을 펼쳤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대선 이후 인수위 두 달 동안 허송세월만 보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강행하느라고 정작 챙겨야 할 경제와 민생은 뒷전이었다"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는 다급한 비상 상황이고 민생은 깊은 위기 속에 놓였는데, 정작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라며 “대선 이후 넉 달, 취임 후 두 달이 지난 이달 초에야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를 주재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려울수록 대책과 비전을 제시해 국민과 각 경제 주체들을 안심 시켜야 한다”라며 “오죽하면 ‘쇼라도 하라’는 말이 나오겠나. 비전을 제시해 희망을 주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7월18일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이런 가운데 후반기 국회 원구성은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여야는 오는 21일까지는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양측이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날까지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는 20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협상이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다"라며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 질문만 실시하기로 했고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선 내일까지 목요일까지 협상을 완료하기로 했는데 아직도 민주당 입장이나 저희 입장에서 변한 게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행안위를 포기하기로 했다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만, 회동에서는 아직 그런 이야기가 없어서 굉장히 어렵다"라며 "행안위와 과방위는 여당이 담당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두개 상임위 모두 민당 맡겠다고 나서는 거다. 이렇게 한쪽은 포기하면서 다른 조건을 부과하면서 제시하고 있어서 타결이 참 쉽지가 않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