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증권거래세·법인세·소득세 등 각종 세 부담을 줄이면서 2024년까지 13조원의 감세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13조 감세카드인 이번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세수 부족 우려를 묻자 "법인세는 좀 국제적인 스탠다드에 맞춰 우리 기업의 대외경쟁력도 강화하고 투자도 활성화시키려는 목적이 있다"며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은 중산층과 서민을 세부담을 감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부동산 관련된 것(감세)은 거래나 보유에 관한 징벌적 과세를 정상화시켜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정부가 신속하게 제공하기에 시차가 걸리는 공공임대주택의 부족한 부분을 민간 임대로 보완하기 위한 복합적 정책이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민주당이다. 이번 세제개편안 대부분이 법 개정사항으로 야당의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된 이상 향후 쟁점별로 각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7월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목련마을 주공1단지 아파트 중탑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원내 과반인 169석을 차지한 민주당 입장은 강경하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벌, 대기업, 부자들 세금을 갂아주겠다는 윤석열 정부는 재벌과 초특급 부자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정부로 보인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김성환 의장은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해야 하고 그러려면 재정을 확충해야 하는데 정부는 정반대로 긴축재정을 하겠다고 하고 대기업과 부자들의 감세를 하겠다고 한다"며 "그 근거로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표현을 쓰는데 글로벌이 어느 나라를 얘기하는건지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다만 김 의장은 이날 민주당의 추진 법안과 유사한 세제개편안 세부 내용에 대해선 협조 의사를 밝혔다.
서민과 중산층 근로자 부담 경감을 이유로 소득세 과표 하위 구간을 상향하는 것, 주거비 월세 세액공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2025년까지 유예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수용 의사를 밝혔다.
앞으로 갈 길은 멀다. 민주당이 쟁점별로 상임위원회 수정 또는 개편안 철회 요구까지 벼르고 있어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쟁점은 크게 4가지로 꼽힌다. 법인세 인하, 다주택자 중과기준 폐지,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 중견기업 범위 1조원 미만으로 상향, 주식양도세 비과세 한도 100억원으로 상향 등이다. 세제개편안 대부분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정부는 지금의 복합위기에 시의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감세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내국세 15개 및 관세 3개 등 총 18개 개정대상 법률안에 대해 정부는 다음달 8일까지 입법 예고한 후, 다음달 2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해서 9월 2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감세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이 실현을 위한 난관은 산적해 있다. 국회 통과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당정이 지혜를 모아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감세' 기조를 실현할지 주목된다. 큰정부에서 작은정부로, 재정 건전성까지 감안해 윤석열 정부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