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1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의원이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공천 압박을 가했다’고 폭로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기류에 흠집이 나고 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재보궐 선거에) 이재명 의원이 본인을 콜 해달라고 직접 전화해 압박했다”며 “당장 손들고 나올 기세로 말해 공천을 결정했다”라고 밝혀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 도전에 앞서 내세운 명분인 책임정치를 흔들었다.
그동안 이재명 의원 측은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이 자숙 기간 없이 전면에 나선 것에 ‘방탄 출마’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당의 부름’이라고 변명한 바 있다. 또 지속되는 이재명 책임론에도 불구 당 대표 출마에 나선 것에 대해 당원과 당의 부름에 응하며 책임을 지는 것이란 명분을 내세웠다.
6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방송사의 지방선거 출구 조사 발표에 앞서 이야기를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지만 이재명 의원이 박 전 비대위원장의 셀프 공천 폭로에도 적절한 해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이 의원이 강조한 책임정치의 실상이 방탄 출마라는 비판이 당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의원은 본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경우 SNS를 통해 즉각 반박해 왔지만 셀프 공천 의혹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선택적 해명에 나서 방탄 출마라는 지적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22일 조응천 의원은 박지현 위원장의 폭로에 즉각 ‘전 비대위원의 회환’이라는 SNS 게시글로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이건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었다고 애써 자위해보곤 한다”며 “후회를 넘어 고통스럽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번엔 당 대표를 뽑는 당내 선거이므로 달리 악영향을 끼칠 것도 없다”면서 “그때 못한 미안함까지 보태 ‘나오면 안된다’고 목청을 높이는 이유”라고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이 해명에 나서지 않자 이 의원의 셀프 공천 의혹은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후보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25일 설훈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 의원이 경기지사를 하다가 대선에서 지고 지선을 이끈다면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나섰는데 (계양을에) 공천된 것이 누가 봐도 이상했다”며 “그렇게까지 해서 국회의원을 해야 되겠느냐는 점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의원이 어떤 식의 해명을 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해명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안 나오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 이 문제는 당내에서 논의 해 진상을 정확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셀프 공천 의혹에 대한 진상과 해명을 촉구했다.
더불어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한 박용진 의원은 “당이 불러서 나왔다던 이 후보의 주장과 달리 당에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공천과 관련된 문제는 평가와 지적,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자신의 공천 문제조차도 압력을 가하고 요청하고 했다면 이 후보가 대표가 됐을 경우 다음 총선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공천에 대한 부당 개입 등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겠냐”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이재명 의원 측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비판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려는 입장”이라고 밝혀 이 의원의 셀프 공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새로운 갈등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